FT "글로벌로드엔터테인먼트 일부 부문, 美 은행에 소유권 넘어가"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자본의 미국 할리우드 투자가 차질을 빚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투자 그룹인 탕미디어파트너스(Tang Media Partners)의 미국 내 영화 제작사 겸 배급사 글로벌로드엔터테인먼트의 일부 부문이 대출 상황 조건을 지키지 못해 미국 은행의 수중에 넘어갔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탕미디어파트너스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베어스턴스 아시아 회장을 지낸 도널드 탕이 2015년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투자 그룹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중국 상하이(上海) 두 곳에 본부를 두고 있다.
탕미디어파트너스는 중국의 자본력과 할리우드의 전문성을 결합해 경쟁력 있는 영화를 제작할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다.
'중국의 루퍼트 머독'으로 불리는 리루이강(黎瑞剛)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차이나미디어캐피털(CMC), 중국 국영 자산운용사 차이나 에버브라이트, 중국 최대 IT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가 투자자로 참여해 관심을 끌었다.
탕미디어파트너스는 2016년 미국의 영화 투자회사이자 판매 대행사인 IM글로벌을 인수했다. 이어 작년에는 미국의 영화 제작사인 오픈로드픽처스를 인수해 IM글로벌과 합쳐 글로벌로드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하지만 글로벌로드엔터테인먼트는 제작한 영화들이 실패하면서 탕미디어파트너스의 자금을 쓰기만 하는 '배수관'으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로드엔터테인먼트의 일부 부문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주도하는 채권자들의 손에 소유권이 넘어갔다고 FT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글로벌로드엔터테인먼트가) 성과가 좋지 않은 영화 배급 실적과 악화한 자금조달 환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거대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로 중국의 자본과 세계 영화의 중심지인 할리우드의 전문성을 결합하려고 시도했다.
중국 부호인 왕젠린(王健林)이 이끄는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은 2016년 영화 '고질라', '퍼시픽림' 등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영화사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의 지배 지분을 35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또 미국의 영화 배급사 STX는 중국의 사모펀드 호니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중국 자본이 투자한 미국의 영화 제작사나 배급사들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게다가 중국의 투자자들이 할리우드에 투자를 시작할 당시와 비교할 때 환경이 크게 변했다.
특히 그동안 중국의 미디어 투자전략이 많이 바뀌었고, 미 중간 무역분쟁도 심화하고 있다.
물론 글로벌로드엔터테인먼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탕미디어파트너스의 중국 내 사업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도널드 탕은 텐센트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텐센트에 텔레비전과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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