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뇌 지도 그리는 구글…"두뇌 연구로 AI 신기술 만들 것"

입력 2018-08-28 11:07  

사람 뇌 지도 그리는 구글…"두뇌 연구로 AI 신기술 만들 것"
바이렌 자인 구글 리서치 사이언티스트 화상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업체 구글이 사람의 뇌 지도를 그리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두뇌의 작동 원리를 파악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바이렌 자인 구글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는 28일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옥에서 열린 화상 간담회에서 인간 뇌 작동을 이해하기 위해 신경망 구조의 지도를 그리는 '연결체학'(Connectomics)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자인 사이언티스트는 "아직도 기억과 저장의 호출, 안면 인식, 왜 잠을 많이 자야하는지, 알츠하이머와 조현병 등에 대한 해답이 없다"며 "뇌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굉장히 어려운 이유는 뇌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작업을 얽히고설킨 전선 뭉치로 이뤄진 컴퓨터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려는 것에 비유했다.
그런데 이 작업에는 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현재 기술로는 전선 한 개의 연결을 파악하는 데만 40~50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인간의 두뇌에는 160억개의 뉴런이 있다.


이에 구글은 '플러드필링네트워크'(Flood-Filling Network)라는 자체 기술로 두뇌의 지도를 그리는 효율을 약 100배 개선했다고 자인 사이언티스트는 소개했다.
그는 "초파리 뇌 전체의 연결체를 그리는 작업은 올해 말까지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보다 훨씬 복잡한 인간 뇌는 아직 갈길이 멀다. 구글은 4년 전부터 '코넥토믹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100만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는 "인간 뇌 지도 만들려면 앞으로 5~6년 동안 해마다 기술이 10배씩 발전해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며 "10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기업인 구글이 기초과학의 영역인 뇌 연구에 이처럼 매진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생물체의 두뇌를 컴퓨터에 응용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 신경계를 통해 AI 영역에서 새 아이디어를 얻고자 한다"며 "인간의 뇌가 가진 일반 원리에서 컴퓨터 사이언스가 영감을 받아 새로운 기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0년대에 게놈 프로젝트가 시작됐지만, 실제 의학에 적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뇌 연구를 통해서 뭔가 유용한 게 나오겠지만, 그것이 어떤 기술일지에 대해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ljungber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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