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청각학회, 국민 빅데이터 조사결과…"난청 심해지기 전에 치료받아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주변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고도난청' 환자가 유독 80대 이상 초고령 연령에서만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빠르게 초고령화가 진행되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한청각학회(회장 이승환)는 2006∼2015년 전체 국민의 고도난청 진료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0년까지 매년 증가하던 유병률이 2011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고도난청은 양측 귀에 60% 이상의 청력 소실이 있어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질환으로, 보청기나 임플란트를 통해야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질환은 2006년만 해도 60∼70대 환자가 가장 많았다. 당시 80대 이상 환자는 50대, 40대, 30대 환자보다도 적었다.
하지만 80대 이상 환자는 그 이후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해 2015년에는 환자 수가 2006년의 3배에 달했다. 연령대별 환자 수로 보면 70대에 이어 2위였다. 연구팀은 80대 이상 노인 25명 중 1명꼴로 고도난청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반면 그외 연령대에서는 모두 환자 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크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한국의 난청 환자 관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난청 상태에서 여생을 보내는 고령자도 많아졌음을 의미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고대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임기정 교수는 "초고령 사회에서는 나이가 많은 고도난청 환자들의 삶의 질이 더욱 강조돼야 한다"면서 "난청이 심해지기 전에 빠른 진단과 치료, 청각재활 등을 통해 진행을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정종우 교수는 "급증하는 고령의 고도난청 환자들을 위한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이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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