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현대판 노예' 모집도구로 악용"

입력 2018-08-28 15:57  

"소셜미디어 '현대판 노예' 모집도구로 악용"
고소득 선전하며 유인…노동단체 착취·인신매매 우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각종 부작용을 노출하고 있는 소셜미디어가 이번에는 노동착취에 활용된다는 이유로 도마 위에 올랐다.
2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이스북에는 동유럽인들을 상대로 서유럽 고소득 일자리를 알선하는 업체의 광고물이 계속 오르내리고 있다.
FT는 대표적인 루마니아어 광고인 '해외취업'을 예로 들며 팔로워가 17만명에 달할 정도로 유명하지만 노동착취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광고가 근로조건이나 알선 수수료 등에 관한 구체적 정보 없이 고소득이나 장기근무만 홍보하고 있어 잘못 찾아갔다가는 '현대판 노예'로 사로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되는 이런 미끼 광고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제노총(ITUC)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현실적 고소득을 약속하지만 알선업체 주소도 없이 업무에 대한 일반적 설명만 있는 광고에는 착취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전문기구인 국제노동기구(ILO)의 필립 피시먼 선임 고문은 소셜미디어 업체들에도 은밀히 성행하는 노동착취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피시먼 고문은 "이를테면 한 단체가 연봉 5만∼6만달러를 약속하며 네팔인을 걸프국가로 보내려고 한다는 사실을 페이스북이 인지한다면 그 광고가 현실에 부합함을 보증하는 데 있어 페이스북이 얼마나 책임을 져야 하는지가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 게시되는 미끼 구인광고와 관련해서는 현재 국가마다 대응에 차이가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올해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현대판 노예'의 거래를 방관한다고 비판했다.
아일랜드에서는 경찰이 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아제르바이잔, 우크라이나 같은 나라에서는 아예 정부가 노동착취에 대한 근로감독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와 수사당국의 협력, 나아가 국가 간 공조가 현대판 노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럽연합(EU)의 경찰기구인 유로폴의 이주밀입국센터 로버트 크레핀코 국장은 "그런 행위는 합법 노동시장과 밀접하게 연계된다"며 "사법기관과 소셜미디어의 공조가 필수"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노동착취 포커스'의 캐롤라인 로빈슨은 강경 진압 탓에 일꾼매매가 음성화될 수 있다며 "해외취업이 절실한 노동자들이 더 위험한 구직통로로 몰릴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안전한 구인·구직을 위한 최소기준을 지구촌이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며 "한 국가 혼자 목적을 이룰 수 없고 국제사회 공조가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셜미디어는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소통 도구로 주목을 받다가 최근 들어 부쩍 부작용이 부각되고 있다.
극단주의나 인종주의와 같은 불온한 사상의 전파 도구나 정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세력의 가짜뉴스 유포 수단, 정치공작용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개인정보 수집장소 등으로 악용돼 우려를 사고 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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