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으로 생로병사 연구 선도…울산 두 기업 '주목'

입력 2018-08-29 07:33  

게놈으로 생로병사 연구 선도…울산 두 기업 '주목'
클리노믹스, 유전정보 분석해 질병 예방·진단…힐릭스코, 타액 이용해 DNA 진단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게놈으로 생로병사에 두루 대처하는 세상이 올 것입니다".
게놈(Genome)은 미래 헬스케어 산업 근간이 되는 정보로 여겨진다.
개인 유전자 정보를 풀어서 타고난 유전적 요인을 알아내면 미리 질병에 대처할 수 있다.
또 혈액에서 암 게놈 변이를 분석하면 암 환자 진단이나 모니터링이 간편해질 수도 있다.
게놈 산업 대중화를 위해 3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울산에서 열리는 게놈 엑스포에 참여하는 울산 대표 두 기업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놈을 연구하고 산업화하는 데 안간힘을 쏟는 바이오 벤처 기업으로 울산에 뿌리를 둔 클리노믹스와 힐릭스코. 울산 게놈 산업을 선도하는 오리지널 게놈 회사다.
게놈은 한 사람이 가진 유전정보 총합을 뜻하는데, 이걸 해독해 분석하면 생로병사에 관한 비밀을 알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질병 예방과 진단,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게 클리노믹스의 비전이다.
클리노믹스 핵심 인력은 한국에서 게놈을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연구한 사람들이다.
한국 최초로 차세대 유전자검사와 게놈 기반 산전진단(출생 전 이상 진단) 상품을 만들었다.
생정보학(Bioinformatics) 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호랑이와 고래, 표범 게놈도 만들고 분석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게놈 정보를 활용한 개인 유전자검사가 널리 이용 중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 생명윤리법을 개정하면서 병원이 아닌 기업에서도 개인 유전자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검사 항목은 비만과 당뇨, 탈모 등 12개 유전형으로 한정돼 있지만, 유전정보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차츰 늘고 있다고 한다.



2011년 7월 김병철 대표가 설립한 클리노믹스는 2014년 6월 울산에 진출해 울산 바이오 메디컬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나섰다.
2015년 2월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입주했고, 비슷한 시기에 창업한 UNIST 1호 벤처 기업 제로믹스와 최근 합병했다.
클리노믹스 창업자 김병철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를, 제로믹스 대표였던 박종화 UNIST 생명과학부 교수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았다.
박종화 CSO는 29일 "클리노믹스 연구진은 한국인 최초 게놈 분석 경험 등을 통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NGS) 분야에서 정통성과 기술을 갖춘 기업"이라며 "정보 분석력 면에서는 최고 실력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클리노믹스는 현재 '제노솔루션'이라는 개인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았다.
앞으로는 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암 진단 분석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암 환자 혈액에 있는 DNA를 NGS 기술로 분석하면 암 유전 변이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적절한 항암제를 고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김병철 CEO는 "현재 미국 존슨 홉킨스와 샌디에이고주립대 암센터, 헝가리 암센터와 함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내에서 새로운 의료기술을 도입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클리노믹스는 울산을 게놈 산업 '적지'로 꼽았다.
'한국 산업의 심장'이라 불릴 정도로 기계와 화학 등 관련 산업이 발달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원자력 기반이 구축돼 게놈 산업이 확산하기 좋다는 논리다.
박종화 CSO는 "우수한 산업 기반은 게놈을 활용하는 각종 산업이 싹 트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울산대병원과 UNIST, 울산시 지원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으므로 기업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면 게놈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리노믹스와 함께 힐릭스코도 UNIST 안에 있다. 울산에 본사를 둔 2호 게놈 기업이다.
힐릭스코는 쉽게 채취할 수 있는 타액(침)을 이용해 분자, 특히 DNA를 진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혈액이 아닌 침을 이용하는 이유는 환자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다. 또 손쉽게 많이 채취해 검사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이 회사 전신은 제로텍인데 2016년 5월 창립됐다. 제로텍 창업자 강지훈 대표는 최근 회사명을 힐릭스코로 바꾸고, 임재성 대표를 영입해 공동대표 체제로 만들었다.
힐릭스코(helixco)의 '힐릭스'는 유전정보 DNA 이중나선 구조를 뜻한다.
이 이름에는 인간 유전자뿐만 아니라 인간과 공생하는 미생물까지 탐색하는 진정한 유전자 분석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임재성 공동대표 겸 최고마케팅경영자(CMO)는 "침은 전신을 순환하던 혈액이 침샘에서 붉은 혈색소만 제거된 상태의 '투명한 혈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만큼 혈액을 대체할 수 있는 훌륭한 진단 도구로 침을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침 속에서 분리해 낼 수 있는 유전자와 함께 소화효소와 구강 내에 서식하는 미생물 정보는 귀한 자원"이라고 덧붙였다.
강지훈 대표는 울산 게놈 산업에 대해 "울산은 오송 등에 비해 생명과학 기반이 부족한 형편이라 대학병원이나 연구중심병원 등을 유치하는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면서도 "단순 의료가 아닌 게놈 산업을 염두에 두고 기업 유치와 연구개발 지원에 나서는 것은 강점"이라고 밝혔다.
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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