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컨테이너선으로는 세계 처음으로 북극항로 항해에 나서는 '벤타 머스크호'가 28일 부산에서 출항한다.
덴마크 머스크사 소유의 이 배는 20피트 컨테이너 2천600개를 싣는 규모로, 이날 오전 8시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 접안했다.
이 배는 애초 26일 부산신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태풍 때문에 늦어졌다.
컨테이너 1천여개를 실은 뒤 오후 8시께 출항해 독일 브레메르하벤항을 거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항으로 갈 예정이다.
그동안 원유나 천연가스를 실은 선박들이 북극항로를 항해한 적이 있지만, 컨테이너선이 북극항로를 운항하기는 이 배가 처음이다.
머스크는 북극항로가 해상화물 운송에서 수에즈운하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정보를 수집하는 차원에서 벤타 머스크호를 시험 운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항로는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협에서 러시아 북쪽의 북극해를 지나 노르웨이까지 가는 바닷길로, 기존 아시아~유럽 교역로인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것보다 운항 기간을 1~2주 단축할 수 있다.
유빙을 헤치고 나갈 수 있게 특수제작한 내빙선을 띄워야 한다.
이날 부산신항에 입항한 벤타 머스크호의 뱃머리 형태가 다른 컨테이너선보다 약간 뭉뚝했다.
부산항만공사는 북극 지역은 얼음이 녹는 약 4개월(7~10월)만 선박 운항이 가능하고 특수선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얼음이 완전히 녹을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에는 아시아-유럽 간 수송이 연중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북극항로의 기·종점에 있는 부산항은 선용품과 연료공급 등에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맞을 것으로 부산항만공사는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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