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피한 고객 체류 시간도 1.5배로 늘어나…최대 5시간 머물기도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전통적으로 백화점 비수기로 여겨지는 7∼8월에 올해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찾아오면서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시원한 백화점에 머물며 식사와 쇼핑을 함께 즐기면서 식당가 매출은 두 자릿수로 증가했고 에어컨 매출도 최대 2배로 늘었다.
30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2일까지 롯데백화점의 전체 식당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늘었다.
특히 먹거리, 즐길 거리가 많은 대형점포 식당가 매출 증가 폭이 컸다.
서울 소공동 본점(20.4%)과 잠실점(21.9%), 노원점 식당가(16.5%) 매출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었다.
또 에어컨과 선글라스, 양산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상품이 판매 상위 품목에 올랐다.
이 기간 에어컨 매출이 지난해보다 118.7% 뛰었으며 양산(74.2%), 가전(20.7%), 스포츠(15.2%), 선글라스(9.0%) 등도 소비자들이 많이 찾았다.
롯데백화점은 "올여름 에어컨을 사려면 최소한 15일을 기다려야 했고 햇빛을 조금이라도 더 피하고자 모자, 선글라스보다도 양산을 선호하는 현상도 새롭게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7∼8월 롯데백화점 고객의 체류 시간은 평균 3시간으로 연평균(2시간)보다 1.5배로 늘었으며 본점, 잠실점 등 시설이 크고 콘텐츠가 많은 대형점포에서는 평균 4∼5시간 머물기도 했다.
정동혁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은 "폭염이 지속하면서 더위를 피하고자 많은 고객이 백화점을 찾고 있다"며 "특히 오랜 시간 머물 수 있는 식당가, 카페 등이 붐볐으며 관련 상품군 매출도 지속해서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폭염이 심했던 7월 11일부터 8월 8일까지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고객 수는 7.3% 각각 증가했다.
백화점에서 휴식을 즐기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식당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증가했고, 즉석조리 식품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20%가량 상승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달 폭염 기간(7월 11∼31일) 고객 체류 시간은 평균 3시간 30분으로 연평균(2시간 30분)보다 1시간 늘었다.
점포 내 이벤트나 휴게시설이 많은 대형 점포(판교점, 무역센터점)의 경우 평균 체류 시간이 5시간에 달했다.
가전 매출도 에어컨(94.2%)을 비롯해 선풍기 등 소형 냉방 가전(62.4%), 공기청정기(13.7%)가 큰 폭으로 뛰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7월 한 달간 매출이 지난해보다 8.4% 늘었으며 대중적인 상품부터 명품까지 전반적으로 고르게 잘 팔렸다.
특히 명품 잡화(19.7%), 가전(18.9%), 남성(12.9%) 카테고리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7월 3주 차부터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전체 매출도 올라갔다"며 "여름이 백화점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폭염으로 고객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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