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세계선수권 단식에 이어 3년 만에 큰 무대서 또 우승
(팔렘방=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8일 시작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구 종목의 코칭스태프들은 하나같이 김진웅(28·수원시청) 걱정이었다.
김진웅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에 앞서 9월 18일 입대 영장을 받아 놓은 상태였다.
요즘 사회적인 분위기가 일부 운동선수들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종합 스포츠 대회를 '병역 면제'의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는 지적이나 '병역 기피 풍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구와 같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로서는 아시안게임 병역 혜택이 사실상 선수 생활을 계속하느냐, 아니면 은퇴의 길로 접어드느냐를 가르는 갈림길이 된다는 점에서 무작정 비판만 할 수는 없다.
정구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라서 아시안게임이 유일한 기회인 데다 국군체육부대 종목에도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입대는 곧 일반병 복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창 기량을 발휘해야 할 나이에 2년 가까운 공백을 딛고 다시 선수로 뛴다는 것은 정구뿐 아니라 어느 종목이나 쉽지 않은 일이다.
김진웅은 29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테니스 센터에서 남자단식 8강전부터 치렀다.
오전 준준결승에서 북한 리충일을 4-2로 물리쳐 한고비를 넘긴 김진웅은 4강전 김동훈(29·순천시청)과 경기에서도 4-1로 승리해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알렉산더 엘버트 시(인도네시아)였다.
김진웅은 게임 스코어 3-1로 앞서다가 한 게임을 내줘 3-2까지 쫓겼지만 더는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4-2에서 금메달을 확정했다.
태극기를 온몸에 두르고 코트를 한 바퀴 돌며 기쁨을 만끽한 김진웅은 "일단 경기하면서 그 문제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참고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선수촌에서 5개월 정도 열심히 훈련한 것을 생각하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유독 더운 날씨가 힘들었다는 김진웅은 "인도네시아 팬들의 응원에 집중이 잘 안 되었지만 그래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며 "특히 준결승에서 잠깐 허벅지 쪽에 쥐가 났는데 잘 풀어서 결승에 전력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체전에서 2관왕에 도전하는 그는 "금메달을 땄다고 마음 풀지 않고 단체전에서도 우승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기도 안성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정구를 시작했으며 2015년 인도 세계선수권 단식 우승자인 김진웅은 "비인기 종목에 지원을 해주셔서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신 수원시청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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