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참사 겪은 그리스인들 가슴 쓸어내려…스프링클러 작동해 불길 잡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달 97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산불 참사를 겪은 그리스에서 이번에는 운항 중인 대형 카 페리에서 불이 나 승객 수백 명이 대피하는 아찔한 소동이 벌어졌다.
선박의 자동 소화 시스템이 가동되며 불길이 잡힌 탓에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승객 875명과 승무원 140명 등 탑승객 1천여 명은 지난 달 아테네 동부 해안의 휴양지인 마티에서 일어난 산불 참사를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현지 ANA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테네 피레우스 항을 출발해 에게 해 크레타 섬으로 향하던 연락선 '엘레프테리오스 베니젤로스'에서 29일 새벽(현지시간) 불길이 치솟았다.
선박이 피레우스 항 남쪽으로 70㎞ 떨어진 작은 섬을 지날 때 발생한 불은 차량이 실린 구역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를 태운 화재 진압 선박이 출동하는 동안 이 배는 해안경비대의 호위를 받아 피레우스 항만으로 복항했다. 그동안 승객과 승무원들은 구명조끼를 입은 채 갑판 위에서 수 시간 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복항 도중 선박의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며 큰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힌 덕분에, 승객들은 해상에서 대피하지 않고 배가 항구에 도착한 뒤 이동식 사다리를 이용해 하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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