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 탄저병 가축 무더기 확인…"브라질서 수입"

입력 2018-08-29 19:00  

터키서 탄저병 가축 무더기 확인…"브라질서 수입"
방역 당국 "수입 양 4천마리 중 50마리 폐사·절반 감염"…"고기 유통 안 돼"
탄저균 포자 퍼지면 제거 힘들어…균 독소, 생물학 무기로 쓰여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수도가 위치한 앙카라주(州)의 한 양 목장에서 탄저병이 확인돼 목장 일대가 통제에 들어갔다.
앙카라 괼바시 구역에 있는 목장에서 도축을 앞둔 양 약 4천마리 가운데 50마리가 탄저병으로 폐사했다고 NTV 등 터키 매체가 방역 당국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슬람 명절 '희생절'(쿠르반 바이람·이드 알아드하)을 앞두고 브라질에서 수입해 이 목장에 가둬 놓은 양 4천마리 가운데 50마리가 한꺼번에 죽었다.
양의 사체를 조사한 결과 탄저균이 검출됐으며, 함께 수입한 양 가운데 절반이 탄저균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 당국은 즉시 해당 지역의 출입을 통제하고 확산 차단에 나섰다.
당국은 탄저균에 오염된 고기는 일반에 유통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탄저병은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소나 양 등 초식동물과 사람에 모두 감염된다.
질병 자체는 항생제가 잘 듣지만 탄저균이 만들어 내는 독소는 미량으로도 치명적이어서 생물학 무기로 쓰일 수 있다.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지 일주일 후 탄저균 독소가 든 우편물 여러 건이 배달돼 미국 전역을 '탄저 테러' 공포에 빠뜨린 바 있다.
당시 5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으며, 테러범으로 의심받은 탄저 백신 전문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탄저균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버티는 포자를 형성, 수십년 후 다시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 공기 중에 균이 퍼지면 완전히 제거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2015년 미군이 국내에 탄저균을 반입해 실험을 수행한 사실이 알려져 큰 논란이 일었다.
한편 앞서 프랑스 남동부 오트잘프 지역에서도 탄저병이 발생해 올해 6월부터 최근까지 28개 목장으로 퍼져 소, 양, 말이 50마리 넘게 죽었다.
프랑스 방역 당국은 이번 탄저병 발생이 2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달 중국 네이멍구에서도 소와 양에서 탄저병이 발생했으며, 사람도 감염됐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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