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아프리카에 대사관 증설…브렉시트 이후 영향력 확대 모색

입력 2018-08-29 22:32  

영, 아프리카에 대사관 증설…브렉시트 이후 영향력 확대 모색
이슬람테러 '온상' 사헬지대 2개국에 대사관 신설…말리엔 인력증원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가운데 영국이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에 대사관을 신설하고 공관인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을 진행 중인 영국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프랑스 등을 상대로 아프리카에서 전략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국 외무부는 2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아프리카 차드와 니제르에 대사관을 신설하고, 말리의 영국 대사관 인력을 증원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히는 이곳에서 우리는 분쟁과 정정불안 요인을 해결하려는 이들 국가의 노력에 대해 지원을 강화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관 확대는 이 지역에서의 영국의 외교·국방·개발지원을 늘리고 영국과 유럽의 안보에 대한 위해를 줄이는 기회를 찾는 한편, 이 지역과 영국의 새로운 파트너십을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사하라 사막 남쪽의 사헬 지대에 있는 차드와 니제르에 연락사무소가 있지만, 정식으로 대사관을 두고 있지는 않다.
영국이 사헬 지대 국가들에 공관을 신설하고 외교관을 증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프랑스의 영향력이 큰 이 지역의 안보 문제에서 영향력을 늘리기 위해서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은 2009년부터 이 지역에서 활동을 본격화했다.
보코하람이 연루된 각종 테러와 분쟁으로 사헬 지대에서 2009년 이후 지금까지 2만 명이 숨지고 200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하는 등 이 지역은 극심한 혼돈을 겪어왔다.
2002년 결성된 보코하람은 2009년부터 이슬람 신정 국가 건설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나이지리아 동북부를 거점 삼아 정부군과 친정부 성향의 마을 주민, 세속주의 교과 과정을 지닌 학교들을 겨냥해 테러를 일삼고 있다.
영국의 이웃 나라인 프랑스는 사헬 지대를 유럽을 노리는 이슬람 테러집단의 온상으로 보고 2013년 4천여 명의 병력을 직접 보내 대테러전을 수행 중이다.
프랑스는 나아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취임 몇 달 뒤인 작년 가을 니제르·부르키나파소·차드·말리·모리타니 5개국을 압박해 병력 5천 명의 아프리카 연합군(G5 사헬 연합군)까지 창설시켰다.


영국의 공관 확대 방침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가운데 발표됐다.
메이 총리는 자국 기업인들을 데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케냐를 28일부터 3일간 차례대로 방문 중이다. 브렉시트 이후를 대비해 수출시장을 확보하고 경제협력관계를 다지기 위해서다.
영국에서는 그동안 과거 식민지였고 영연방으로 묶였던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중국과 프랑스 등 다른 강대국들이 영향력을 늘려가는데도 정부가 이 지역의 전략적 이익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영국의 해리엇 볼드윈 아프리카 담당 장관은 AFP통신에 "우리는 사헬 지대의 불안정이 내전으로 치닫고 다른 아프리카지역과 유럽에까지 악영향을 주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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