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유엔인권대표 "美 예산 지원 끊겨도 큰 타격 없을 것"

입력 2018-08-2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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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유엔인권대표 "美 예산 지원 끊겨도 큰 타격 없을 것"
자이드, 페이스북에 "증오표현 차단위해 적극 노력해야" 촉구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달 임기가 끝나는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유엔 분담금 감축이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등 유엔 기구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이드 대표는 이날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예산 지원이 끊기는 상황이 오더라도 "유엔 인권 최고대표사무소는 계속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주 AP통신 인터뷰에서 유엔 인권기구에 예산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올 6월 '마크 레빈 라디오토크쇼'에 출연했을 때도 "인권이사회와 인권고등판무관(인권최고대표) 모두 근본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인권 학대자'들이 이들 조직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유엔인권이사회(UNHRC)가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고 오히려 중국, 베네수엘라, 쿠바 등 인권 침해 논란으로 비판받는 국가들을 제명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미국은 유엔 인권기구에 매년 2천만 달러(약 220억 원) 안팎을 지원하는 '큰손'이다.


자이드 대표는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를 '거지소굴'이라고 불러 논란을 촉발했을 때 그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했고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스라엘을 신랄하게 공격했다.
국제 역학 관계 등을 따지지 않고 인권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의 목소리를 낸 탓에 그는 연임의 꿈도 접었다.
그는 작년 말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연임하려면 신념을 바탕으로 한 발언을 그만두어야 하는데 나와 당신들의 진실성, 독립성이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이드 대표는 미얀마 로힝야족 사태를 언급하면서 페이스북이 증오표현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 같지 않은 데 서둘러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최근 유엔 조사단이 미얀마군 장성들을 대량학살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자 군 장성들의 계정을 삭제하는 등 조처에 나섰다.
자이드 대표는 "증오표현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과도한 콘텐츠 규제의 위험성도 경고했다.
그의 후임으로는 군부 독재 정권의 고문 피해자였던 미첼 바첼레트(66) 전 칠레 대통령이 임명됐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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