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사우디 외무와 회담 뒤…이들립 군사공격 강행 의지 표명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반군의 마지막 저항 근거지인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州)에 대한 정부군의 공격 계획을 두고 반군 편인 서방과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 사이에 입장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외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이들립에 대한 군사공격을 서방이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서방의 잇단 주의에도 시리아 정부군을 도와 이들립에 대한 반군 축출 작전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서방 파트너들이 시리아 이들립의 '자바트 알누스라'를 상대로 한 대테러작전 수행을 방해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으로도 불리는 '자바트 알누스라'를 테러조직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이 이들립에서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을 연출하기 위한 '자작극'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브로프는 "알누스라는 유엔과 미국에 의해 모두 테러단체로 규정된 세력"이라면서 "우리 서방 파트너들이 대테러전과 관련한 자신들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러시아와 (이들립 안전지대의 휴전 감시 임무를 맡고 있는) 터키 사이에는 정치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정상적인 반군과 자바트 알누스라 소속의 테러리스트들을 서둘러 분리하고 동시에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작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립이 주민들을 인간방패를 위한 인질로 삼고 시리아 정부와의 협상에 응하려는 반군 조직들을 억누르려는 테러리스트들의 마지막 근거지가 되고 있다"며 "이 '종기'들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작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라브로프는 미국과도 시리아 이들립 상황에 대해 의사소통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반군이 정부군에 대한 서방의 군사공격 명분을 만들기 위해 화학무기 사용 연출 자작극을 벌이려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더 많은 증거를 미국 측에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시리아 정부와 싸우고 있는 자바트 알누스라를 비호하면서 그들에 대한 공격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군의 마지막 저항지인 시리아 북서부의 이들립주(州)는 옛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에 뿌리를 둔 급진 조직 HTS가 60%를, 친(親)터키 반군이 30%를 통제하고 있다.
올 들어 다마스쿠스 인근 수도권과 남서부 국경지역을 탈환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은 다음 군사작전 대상으로 이들립을 지목했다.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서방은 그러나 이들립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본격적인 군사작전이 벌어지면 350만 명에 이르는 이들립 주민과 피란민에 '대재앙'이 벌어질 것이라며 작전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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