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장 맞은 인하대 '사면초가' 위기 벗을까…난제 수두룩

입력 2018-08-30 09:01  

새 총장 맞은 인하대 '사면초가' 위기 벗을까…난제 수두룩
조원태 학위 취소 이의신청…송도캠퍼스 조성 등 과제 산적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인하대학교가 반년 넘게 공석이던 수장을 새로 맞이해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 위기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조명우(58) 기계공학과 교수를 새 총장으로 선임했다.
인하대는 최순자 전 총장이 학교 돈을 부실채권에 투자해 수십억원을 날린 사실이 교육부 조사에서 드러나 1954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올해 1월 현직 총장이 해임됐다.
또 2016년 55억원, 지난해 59억원의 적자를 보는 등 대학 재정난이 가중되고, 지난 한 해 동안 교수와 학생 등 구성원들이 최 전 총장 퇴진운동을 벌이면서 극심한 학내 분규를 겪었다.
인하대는 기금 투자 손실로 검찰 수사를 받은 데다 총장 등 대학 관계자들에 대해 교육부가 중징계를 의결하면서 대학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ACE+) 등 국비지원사업의 예산 30% 집행이 중단됐다.
여기에 교육부가 지난달 인하대 측에 부정편입학을 이유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차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학사 학위를 취소하라고 통보해 학교 명예가 크게 실추된 상태다.
인하대는 이와 관련 교육부 판단에 문제가 있다며 이의 신청을 냈다.
교육부는 최근 조사에서 조 사장이 1998년 인하대 경영학과 3학년 편입과정에서 이수학점과 성적이 편입 자격에 미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는 "조 사장 편입학 취소는 이미 20년 전 문제없다고 했던 교육부 감사 결과를 뒤집는 행위로 일사부재리 원칙에 반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조명우 신임 총장은 인하대 새 캠퍼스 조성사업 문제도 풀어야 한다.
인하대는 첨단 캠퍼스를 조성한다며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 11-1공구 내 22만4천㎡를 인천경제청으로부터 1천76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고 반년마다 땅값을 나눠 내고 있다.
그러나 토지 대금과 공사비를 포함해 3천500억∼4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송도캠퍼스 조성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할지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인하대가 2021년까지 나머지 땅값 416억원을 낸다고 해도 최소 3천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사비를 대학 재정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최 전 총장 재임 당시에도 학교 안팎에서는 총장이 앞장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정석인하학원)에 투자 확대를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천문학적인 사업비 조달 방안이 빠진 땅값 납부가 현재의 위기를 차기 총장과 미래 학생·교직원에게 떠넘기는 행위라는 비판이었다.
최 전 총장이 해임된 이후에도 뾰족한 재원 조달 방안이 없는 가운데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과 각종 위법 행위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송도캠퍼스 조성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인하대 졸업생 등으로 구성된 '한진그룹 갑질족벌경영 청산과 인하대 정상화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인하대의 발전을 위해 한진그룹이 대학에서 손을 떼고 '공영형 사립대'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 안팎의 거센 개혁요구에 대해 교무처장, 교학부총장, 총장 직무대행을 역임한 대학 행정의 전문가인 조 신임 총장이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sm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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