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캐나다산 신문 인쇄용지에 최고 30%의 관세를 부과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계획을 뒤집었다.
USITC는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코팅되지 않은 쇄목지(uncoated groundwood paper)가 미국 산업에 중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최종 판정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무역위원회는 지난달 공청회를 거쳐 이날 진행한 표결에서 위원 5명이 만장일치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 품목에 반덤핑·상계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 수입업체들이 예비판정 관세율에 따라 이미 납부한 보증금도 환급될 예정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미국 업체들의 제소에 따라 지난해 8월 이 품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1월 업체별로 4.42∼9.93% 상계관세 예비판정을, 3월에는 최고 22.16% 반덤핑관세 예비판정을 했다.
지난해 미국에 수입된 캐나다산 비코팅 쇄목지는 12억7천만달러(1조4천억원) 규모로, 신문 용지로 사용되기 때문에 캐나다 제지업계는 물론 미국 신문업계가 이런 예비판정에 크게 반발했다.
미디어 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이동해 이미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인쇄비용 상승은 더한 압박이 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발행일을 주 7일에서 5일로 줄이면서 종잇값 상승을 한 원인으로 꼽았고, 탬파베이 타임스는 관세를 이유로 올여름 50명 가까이 감원했다.
업계는 이날 미 무역위원회 판정을 환영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2천여개 매체로 구성된 뉴스매체연맹(NMA)은 성명에서 "불행히도 1월부터 부과된 예비 관세로 신문들은 이미 타격을 받았다"며 "관세는 신문 인쇄비용을 거의 30%까지 올렸고 많은 신문사가 어쩔 수 없이 발행 부수를 줄이고 감원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이어 "오늘 관세 판정이 뒤집힘으로써 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발행사들이 빠르고 완전하게 회복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과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9일 NAFTA 협상 진전을 낙관하는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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