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보고서에 "거짓 주장" 근거 반발…미 "우려" 표명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2015년 초부터 본격화한 예멘 내전으로 민간인 수천 명이 죽고 수많은 사람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과 유엔이 현지의 인권 상황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예멘 공습 일부가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전날의 유엔 보고서에 대해 부정확한 내용이 많다며 부인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성명은 우선 유엔이 지난해 12월 활동을 시작한 이후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방법"으로 협력해왔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어 일부 비정부기구(NGO)의 잘못된 보고서들을 토대로 거짓 주장들이 만들어졌다며 그 사례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거나 인도주의적 활동을 제한했으며, 자의적인 구금을 했다는 것을 지목했다.
성명은 연합군의 중대한 인도주의적 역할이나 예멘인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자신들이 제공한 많은 인도주의적 지원이 보고서에서 무시된 데 놀랐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엔 인권전문가 패널은 28일 보고서에서 예멘 정부군과 이들을 지원하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 후티 반군 등 내전 당사자들이 민간인 피해 최소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이들 모두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주거지에 대한 공격으로 수천 명이 사망했으며, 내전 당사자들은 자의적인 구금과 고문, 납치, 아동 징집 등의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통학버스 차량에 대한 사우디군의 폭격으로 어린이 40명 등 최소 50명이 사망하면서 연합군은 결혼식장, 수산시장, 병원, 학교 등 민간인 지역까지 무차별적으로 공습해 왔다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미국 국방부가 통학버스 폭격과 관련,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없으면 사우디군 지원을 축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미국 국무부는 유엔 보고서가 나온 뒤 "매우 우려스럽다"며 내전 당사자들에게 국제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예멘에서는 2015년 초 후티 반군이 예멘 서부의 상당 지역을 점령,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하는 일마저 벌어진 뒤 갈등이 격화하고 있으며, 인근 나라마저 개입하는 사태로 확산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다른 7개 아랍 국가는 후티 반군을 '이란의 꼭두각시'로 간주하면서 예멘 정부 지원에 나섰다. 이들은 또 미국과 영국, 프랑스로부터 병참과 정보 지원도 받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예멘 내전으로 최소 6천660명이 사망하고 1만여 명이 부상했다. 또 다른 수천 명이 영양부족과 질병, 열악한 보건 환경 등으로 숨졌다.
교전과 함께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부분 봉쇄로 2천200만 명이 식량 등 인도주의적 지원을 시급히 필요로 하고 있으며, 콜레라 발생으로 110만 명이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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