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홀푸드 인수 1년…美 식품유통업계엔 무슨 일이

입력 2018-08-30 15:33  

아마존 홀푸드 인수 1년…美 식품유통업계엔 무슨 일이
월마트·코스트코·타깃·크로거 발 빠른 대처로 '고객충성도' 유지
"온라인 식품 판매 제 궤도 올라서면 양상 달라질 것"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를 인수한 지 꼭 1년이 지났다.


8천억 달러(900조 원) 규모의 미국 식료품 산업에 뛰어든 아마존의 공격적 사업확장이 산업 전반에 공포감을 심으면서 "앞으로는 아마존과 다른 모두와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낳을 정도였다.
1년 후 홀푸드와 미국 식품유통업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CNN 방송은 29일 "연어와 아보카도의 값이 좀 싸진 것과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에코'를 매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을 제외하곤 홀푸드에 큰 변화가 없다"면서 "더 큰 변화는 다른 식료품 업체들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월마트, 크로거, 코스트코, 타깃 등 기존업체들이 아마존에 맞서기 위해 온라인 배송과 매장 내 픽업서비스를 확장하고, 공급망과 기술 개발에 돈을 쏟아부었으며, 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식품 가격을 낮췄다는 것이다.
코스트코는 신선식품을 당일 배송하기 위해 배달 스타트업 '인스타카트', 운송 중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제스트랩스'와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인 90%가 거주지의 10마일(16㎞) 이내에서 매장을 찾을 수 있는 '근접성'을 강한 무기로 삼고 있는 월마트는 현재 1천800개 이상의 매장에서 '인터넷 클릭'으로 식료품을 산 뒤 퇴근길에 물건을 찾아가는 무료 픽업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월마트의 지난 2분기 디지털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40% 이상 증가했다.


타깃은 아마존 프라임과의 경쟁을 위해 당일 식품 배송 스타트업 '시프트'를 5억5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시프트는 연회비 99달러를 받고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하는 회사다.
이로 인해 타깃의 지난 분기 매출은 6.5%가 급등해 2005년 이후 최대 성장세를 보였다.
크로거도 최근 자체 픽업서비스인 '클릭리스트'를 통해 건조식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분기 크로거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66% 증가해 월가를 놀라게 했다.
컨설팅 회사인 브릭밋츠의 빌 비시 창업자는 "아마존의 홀푸드 인수는 경쟁자들에게 대단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이들의 선제 대응 덕분에 1년 전 월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들 소매업체의 고객 충성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아마존 인수 후 홀푸드 매출은 3%가 늘었지만, 미국 식료품 시장 점유율 2.5%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RBC 증권 애널리스트인 윌리엄 커크와 마크 매해니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아마존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얻을 수 있는 산업 점유율은 제한돼 있다"면서 "식품업계는 아마존 공포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 식료품 판매가 증가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다.
현재 온라인 판매는 전체 식료품 판매의 2%에 불과하다. 아직 많은 소비자가 식료품만큼은 인터넷이 아니라 매장에 직접 가서 사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신선도를 유지한 신속 배달망이 갖춰질 경우 온라인 판매는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CNN은 "2025년에는 온라인 판매가 18%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아마존은 미국 가정의 60%가 가입한 아마존 프라임 회원을 상대로 식료품 온라인 판매와 당일 배송을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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