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숙영 언니 덕분에 편해요…결승서 더 좋은 모습을"
(자카르타=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역시 박지수(20)는 남북 여자농구 단일팀의 '천군만마'였다.
박지수는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 내 이스토라 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여자농구 준결승전에 처음으로 출전해 89-66 승리와 은메달 확보에 앞장섰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를 치른 박지수는 22일 미국에서 출발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25일 늦게 자카르타에 도착했다.
다음 날 태국과의 8강전엔 출전하지는 않고 벤치에서 힘을 실은 그는 이날 2쿼터 시작 약 2분 만에 이번 대회 처음으로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단일팀의 일원으로 총 21분 49초를 뛰었다.
한국과 미국에서 연이어 시즌을 소화하고 쉴 틈 없이 합류했음에도 11리바운드 10득점에 3블록슛을 곁들이며 단일팀의 골 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박지수는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서 아쉽다"면서 "결승전 때 준비 잘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제가 뛰어서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했다"면서 "사흘 연습하면서 부담감이 컸는데 언니들이 부담 갖지 말고 하던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줘서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금메달이 걸린 결승전을 앞두고 단일팀에 더 큰 희망을 안긴 건 박지수-로숙영의 빅맨 조합이 완성됐다는 것이다. .
이날 박지수가 골 밑에 힘을 실으면서 로숙영은 공격에 더 욕심을 낼 수 있었다. 함께 수비에 뛰어들 땐 위력이 배가됐다.
박지수는 "숙영 언니가 원래 공격을 잘하는 선수라 제가 굳이 공격하지 않아도 되니 무척 편했다. 다른 외곽 슈터 언니들도 잘 터져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처럼 큰 대회에서 북측 선수들과 팀을 이뤄 함께 생활하고 경기장에서 양측의 하나 된 응원을 받는 건 박지수에게도 특별한 경험이다.
그는 "이런 대회에서 이렇게 크게 응원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남북이 함께니까 다른 의미로 다가와서 신나고 감사했다. 무척 뭉클했다"며 미소 지었다.
북측 선수들과의 생활에 대해선 "전혀 어렵지 않다. 초기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말이 다 잘 통하고 어려움이 없다"고 전했다.
미국 리그 경험을 통해 "미국 선수들의 체격 조건과 몸싸움이 좋아서 저의 부족한 점을 많이 배웠다"는 그는 남은 결승전에서의 자신의 역할도 잘 알고 있다.
박지수는 "중국 선수들의 높이가 좋아서 밀리지 않도록 제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일본 선수들은 대체로 작은 만큼 또 제가 필요한 면이 있을 것"이라며 결승전 선전을 다짐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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