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1조2천억원 돌파…올해만 5천억원 넘게 유입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국민연금 고갈 우려 등으로 노후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은퇴를 대비한 자산운용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상 시점을 설정하고서 생애주기에 맞춰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조절하면서 투자금을 굴려주는 은퇴 맞춤형 펀드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국내에 출시된 TDF 70개의 설정액은 지난 8월 30일 기준 총 1조2천79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만 5천301억원 늘었다.
이 기간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3천385억원 줄어든 점에 비춰보면 TDF로의 자금 유입은 훨씬 더 눈에 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연금펀드가 소득공제 혜택 때문에 연말에 투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TDF에는 연중 꾸준히 투자금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TDF는 2011년 국내에 처음 출시됐으나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6년 이후 자산운용사들이 본격적으로 상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에 따라 2016년 말 700억원 수준이던 TDF 운용 규모는 올해 초 1조원을 넘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상품별로 최근 1년간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자산배분TDF2045년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재간접형)'(8.40%),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년혼합자산자투자신탁'(8.18%),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0년혼합자산자투자신탁'(7.75%), '삼성한국형TDF2045증권투자신탁H[주식혼합-재간접형]'(7.68%) 등 은퇴 시점이 멀어 주식 비중이 큰 상품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TDF는 자산을 축적해야 하는 초기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비중을 크게 두고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면서 채권 등 안전자산을 늘린다.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와 제도발전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제4차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결과와 제도개선안을 발표하면서 국민연금 제도가 현행대로 유지되면 2042년에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에 적립기금이 소진된다고 밝혔다.
고령 사회로 접어든 가운데 국민연금의 재정고갈 시기가 앞당겨진다는 우려가 불거지면서 은퇴 이후 자산 관리에 대한 불안은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아직 은퇴 시점이 많이 남은 젊은 투자자들도 TDF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45년 전후 은퇴를 예상하는 20∼30대가 주로 가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한국형TDF2045'는 최근 설정액이 1천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만 367억원이 유입됐다.
2016년 4월 출시된 한국형TDF 시리즈 펀드 7개 중 설정액이 1천억원을 넘은 것은 은퇴 시기를 2020년에 맞춘 TDF2020에 이어 두 번째다.
오원석 삼성자산운용 연금마케팅팀장은 "젊은 연령의 투자자들도 점차 글로벌 자산 배분을 통한 연금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TDF2045 펀드가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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