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방송·장시간 노동 근절·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담겨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전국언론노동조합과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방송의 날을 맞아 첫 산별협약을 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언론사 노조가 2000년 산별노조로 전환한 후 18년 만에 이뤄진 산별교섭이다.
지상파 산별노사는 올해 교섭의 주요 의제를 공정방송, 제작환경 개선, 방송의 공공성 강화와 진흥으로 정하고 17차례 교섭한 끝에 이날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첫 산별협약에서는 우선 정치적 환경 변화와 경영진 성향에 따라 방송 공정성이 좌지우지되는 일이 없도록 공정방송 실현 의무와 제도를 명확하게 규정했다.
또 노동시간 단축 법 개정 취지에 따라 장시간 노동 근절을 위한 원칙과 개선 방향에도 합의했다. 이와 함께 불필요한 업무와 관행을 없애고 제작 시스템 개선, 인프라 확충, 적정 인력 확보 등에 노력하면서 불가피할 경우에만 노사 합의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최근 문제가 되는 열악한 드라마 제작현장의 스태프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사전 제작환경 협의'를 의무화하는 특별대책에도 합의했다. 앞으로 드라마를 제작할 때는 방송사 책임자와 제작사 대표가 스태프 당사자들과 촬영·휴게 시간 등 제작환경에 대해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 정부에는 '드라마 제작현장 가이드라인' 제정을 요청하기로 했다.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도 합의했다. 각 방송사는 올 하반기 비정규직 실태와 개선 방안 조사에 착수하고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실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끝으로 방송의 공공성 강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시청자 권익 보호를 위한 공동 정책 요구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노사 대표자들은 합의안을 검토한 뒤 오는 9월 3일 오후 상암 MBC에서 협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행사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에서 김환균 위원장, 이경호 KBS본부장, 김연국 MBC본부장, 윤창현 SBS본부장, 유규오 EBS지부장이, 방송사에서는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 사장, 박정훈 SBS 사장, 장해랑 EBS 사장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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