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공사현장 시공사 대우건설이 비용 지불…체육관 임시대피소엔 4가구만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31일 이른 새벽 난데없이 땅이 꺼져 놀랄 틈도 없이 집을 빠져나왔던 아파트 주민들은 숙박업소로 흩어져 불안한 대피 첫날 밤을 맞았다.
땅이 꺼진 오피스텔 공사현장과 도로와 인접한 서울 금천구 한 아파트 3개 동 주민 대부분은 구청이 마련한 임시대피소 대신 근처 호텔 등에서 일단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오피스텔 공사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이날 사고 현장에 직원을 보내 근처 호텔 객실 100여 개를 확보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저희에게 (주민이) 명단을 주면 호텔에 연락해둘 것"이라며 "우선은 1박으로 잡았고, 개별적으로 숙소를 잡으셔도 실비정산을 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천구청이 인근 중학교 체육관에 마련한 임시대피소는 텅 비다시피 했다.
총 27개 텐트에 81명이 거주할 수 있는 이 대피소에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4가구만 머무르고 있다.
2가구는 홀몸노인이고, 다른 이들은 다음날 새벽 일찍 출근할 예정이거나 지병이 있는 탓에 마침 진료소가 차려진 대피소에 있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구청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총 45세대가 대우건설 측에 외부 숙박 의사를 밝혔고, 숙박업소로 직접 간 사람들도 많아서 외부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전체 인원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청과 보건소 직원들은 밤새 대피소를 지킬 예정이다.
이날 오전 4시 38분께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건너편 공사장과 일방통행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 사각형의 땅이 꺼졌다.
이 사고로 이웃한 아파트 주민 200여 명이 대피했고 공사장 축대가 무너졌으며 아파트단지 주차장도 내려앉아 차량 4대가 견인됐다.
문제의 공사장은 지하 3층·지상 30층 규모 오피스텔 건설 공사가 올해 1월부터 진행 중인 곳이다.
소방당국·금천구청 등은 장비 42대와 인원 195명을 투입해 현장을 수습하고 안전조처를 하고 있다. 구청은 주민센터와 경로당 등을 주민 임시대피소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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