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후보자격 불인정…좌파 노동자당, 대선전략 수정해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10월 대선 출마 시도가 사실상 무산됐다.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은 31일(현지시간) 판사 7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회의를 열어 6대 1의 다수 의견으로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날 판결에는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령인 '피샤 림파'(Ficha Limpa: 깨끗한 경력)가 적용됐다.
2010년 만들어진 '피샤 림파'는 형사 범죄로 처벌을 받았거나 처벌을 피하려고 공직을 사퇴한 사실이 인정되는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했다.
부패혐의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은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수감돼 있다.
연방선거법원 특별회의는 대선후보들에게 TV·라디오 선거방송이 허용되는 시점에 맞춰 열렸다.
대선후보들은 이날부터 TV·라디오 선거방송을 할 수 있으며, TV를 통한 선거방송 프로그램은 9월 1일부터 공개된다.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이 연방선거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음에 따라 노동자당은 대선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노동자당은 마지막으로 연방대법원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을 다툴 수 있으나 긍정적 결과를 얻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선후보 교체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후보를 바꾼다면 노동자당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페르난두 아다지 부통령 후보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여성 언론인 출신인 브라질공산당(PC do B)의 마누엘라 다빌라 리우데자네이루 주의원이 러닝메이트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
연방선거법원의 결정에 대해 룰라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정치적 탄압'을 이유로 들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지지자들은 모든 여론조사에서 견고한 지지율 1위를 유지하는 룰라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치러지는 대선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브라질 대선에는 모두 13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후보 수는 1989년 대선(22명) 이후 29년 만에 가장 많다.
대선 1차 투표일은 10월 7일이며,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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