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상처 컸던 영광'…선동열 감독, 국가대표 지도자로 첫 우승

입력 2018-09-01 20:32  

[아시안게임] '상처 컸던 영광'…선동열 감독, 국가대표 지도자로 첫 우승
한국 야구 첫 대표팀 전임감독으로 치른 종합대회 우승
선수 선발 논란에 이은 대만전 패배로 아쉬움 남겨



(자카르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현역 시절 '투수' 선동열(55)은 패배해야 이슈가 되는 '국보 선수'였다.
투수 선동열은 한국프로야구에서 146승 40패 132세이브 평균자책점 1.20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수치로 나타낼 수 없을 만큼 위력적인 구위도 뽐냈다.
한국 야구 첫 '국가대표 전임 사령탑'에 오른 선동열 감독이 화제를 모든 것도 '패배' 때문이었다.
선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B조 예선 첫 경기 대만전에서 1-2로 패했다.
KBO리그 주력 선수로 꾸린 대표팀이 실업야구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대만에 패한 건, 충격이었다.
사령탑이 '국보' 선동열 감독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
하지만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이후 예선 2경기(인도네시아, 홍콩), 슈퍼라운드 2경기(일본, 중국)에 이어 9월 1일 일본과의 결승전까지 5연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선 감독이 국가대표 지도자로 거둔 첫 우승이다.
2017년 7월 야구 대표팀 전임감독에 오른 선 감독은 그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24세 이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에서 '국가대표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과 일본, 대만이 참가한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에 이어 2위를 했다.
선동열호가 치른 두 번째 국제대회이자, 첫 종합대회에서는 부진한 출발을 딛고 5연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일단 '대표팀 감독 선동열'의 이력서에 '첫 금메달 획득'이라고 적었다.





2004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선 감독은 지도자로도 화려한 이력을 이어갔다.
2005년과 2006년, 2시즌 연속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일궜다.
하지만 이후 우승 트로피를 들지는 못했다.
2010년 시즌 종료 뒤 삼성 감독에서 물러난 선 감독은 KIA 타이거즈 사령탑으로 지낸 3년(2012∼2014년) 동안은 포스트시즌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국제대회 지도자 경력은 길지 않았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 투수 코치로 활약한 선 감독은 한국 4강 진출의 주역으로 꼽혔다.
2008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07년 아시아선수권에 투수 코치로 대표팀에 합류했던 선 감독은 이 대회에서 한국이 2위에 그쳐 올림픽 직행에 실패한 뒤, 대표팀 코치직을 사퇴했다. 한국 야구는 대륙별 플레이오프에서 베이징올림픽 진출권을 따냈고, 본선에서 전승 우승의 신화를 이뤘다.
KIA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야인으로 지냈던 선 감독은 '국제무대'를 통해 복귀했다.
2017년 3월 치른 WBC에서 투수 코치로 나선 선 감독은 1라운드 탈락의 충격을 맛봤다.
하지만 한국 야구는 2017년 7월 선동열 감독을 국가대표 전임 사령탑으로 택했다. 프로야구 현역 사령탑이 국가대표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야인 중 명성, 국내외 지도자 경력 등이 가장 화려한 선 감독이 적격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렇게 출범한 선동열호는 처음 치른 종합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현역 시절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을 이끄는 선동열 감독 앞에는 올림픽 진출권이 걸린 2019 프리미어 12 등 더 험난한 무대가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위기를 넘긴 선 감독에게는 또 다른 위기이자, 국보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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