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영장 받고 이번 대회 2관왕…귀국하면 곧바로 대회 출전
(팔렘방=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김진웅(28·수원시청)이 입대를 20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 2개를 연달아 따냈다. .
김진웅은 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의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정구 남자 단체전(2복1단식) 결승 일본과 경기에 단식 주자로 출전, 후네미쓰 하야토를 4-2로 물리치고 우리나라의 금메달을 확정했다.
지난달 29일 단식 금메달을 따내 병역 혜택을 받게 된 김진웅은 18일 입대 영장을 받은 상태에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만일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하면 일반병으로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정구는 국군체육부대 종목도 아니라 입대하면 김진웅의 나이로 봐서 은퇴 수순을 밟게 될 우려까지 있었다.
그런데 김진웅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1개도 아닌 2개씩 목에 걸고 당당히 귀국하게 됐다.
이날 2관왕에 오른 김진웅은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이 다 같이 힘들게 대표팀에서 고생했는데 저 혼자가 아니라 다 같이 보람을 찾게 돼서 좋다"며 "개인적으로도 2관왕이 돼서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김진웅과 후네미쓰의 단식 경기는 그야말로 '혈투'였다.
긴 랠리가 몇 번이나 반복됐고 포인트를 따낸 선수도 좋아서 환호할 힘도 없이 양쪽 무릎을 잡고 숨을 헐떡이는 장면이 수차례 연출될 정도였다.
후네미쓰는 경기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두 번이나 불렀고, 김진웅도 경기가 끝난 뒤 다리에 쥐가 나서 동료 선수들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김진웅은 "저도 랠리를 오래 하는 스타일이지만 상대 선수도 그래서 힘든 경기가 됐다"며 "저도 중간에 쥐가 올라오는 느낌이 나서 타임을 한 번 불러야 하나 싶었지만 결국 그대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경기 종료 후 쥐가 난 상황에 대해서는 "참고 했는데 끝나고 좋아서 선수들과 어깨동무를 하다가 힘이 세게 들어가는 바람에…"라며 멋쩍게 웃었다.
단식 금메달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위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다는 그는 "아직 실감이 안 난다"며 "그날 밤에도 자면서 날아갈 것 같다거나 뭔가 확 뚫린 느낌은 들지 않았다"고 덤덤히 말했다.
인도네시아로 출국하면서 "군대 생각보다는 경기에 최대한 전념하려고 했다"는 김진웅은 "오늘은 단체전까지 끝냈으니 마음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만일 입대를 하는 상황이 됐다면 제가 나이도 있고 해서 '다시 운동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한 것이 사실"이라며 "병역 혜택을 받은 만큼 내년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에 도전하며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2015년 처음 국가대표에 뽑혀 그해 세계선수권 단식 정상에 올랐던 그는 "이제 귀국하면 6일부터 바로 국무총리기 대회가 시작되기 때문에 곧바로 경기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 금메달 없이 귀국했더라면 입대를 준비하느라 출전하지 않거나 출전했더라도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대회였다.
하지만 김진웅은 "내년 세계선수권, 다음 아시안게임에도 나가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새로운 의욕을 불태우며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