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오는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일랜드 첫 방문이 예고되자 벌써부터 반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취임 이후 영국을 처음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항의시위에 직면하자 런던 시내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브렉시트(Brexit)와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에 대한 발언,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만남에서 여왕보다 앞서 걷는 등 왕실 예법에서 벗어난 행동 등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기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이를 전후로 아일랜드도 공식 방문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일랜드 방문이 "양국 간 깊고 역사적인 유대관계를 새롭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일랜드 총리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행사 참석을 전후로 짧은 일정으로 방문할 것"이라며 "지난 3월에 이어 양국 정상이 이민, 기후변화, 인권 등의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방문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아일랜드 외에 영국 북아일랜드 지역을 방문할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가디언은 지난 7월 영국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시위와 정치적 소동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스코틀랜드에 골프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아일랜드 클레어주에도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 둔버그'를 갖고 있다.
2014년 2월 둔버그 골프 리조트를 인수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5월 골프장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둔버그 골프 리조트 인수 후 해수면 상승을 이유로 2.7km에 달하는 장벽을 세우기로 해 논란을 불렀다가 결국 무산됐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 이후 해당 골프 리조트 인근 풍력발전과 관련해 지방의회에 전화를 건 사실이 드러난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골프리조트 인근 풍력발전 건설에 반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일랜드 방문 소식은 당장 정치권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아일랜드 노동당 대표인 브렌던 하울링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 당은 이번 방문에 반대하는 이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지지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울링은 "우리는 언제까지나 미국인들의 변치 않는 친구일 것이지만 그동안의 차별과 거짓말 등을 감안할 때 트럼프과 같은 이를 환영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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