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부전자전' 이정후-이종범, 부자 금메달리스트 탄생

입력 2018-09-01 20:43  

[아시안게임] '부전자전' 이정후-이종범, 부자 금메달리스트 탄생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아시안게임 야구 사상 첫 '부자(父子)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야구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야구 천재' 이정후(20)와 '바람의 아들' 이종범(48) 주루코치다.
한국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일본을 3-0으로 꺾었다.
대표팀 막내 이정후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대표팀 동반 승선은 가문의 영광으로 남게 됐다.
한국 아시안게임 야구 사상 첫 '부자 금메달리스트'가 나온 것이다.
아버지 이종범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드림팀'의 핵심 멤버로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이종범과 이정후가 대표팀 코치와 선수로 만난 건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아버지의 눈길은 그때보다 더 따스해졌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전체 타율 1위(0.378)를 달리는 이정후는 애초 이번 대회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외야수 박건우의 부상으로 뒤늦게 합류했다.
하지만 활약상은 가장 돋보인다.
이정후는 이번 아시안게임 전 경기(6게임)에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매 경기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이며 쟁쟁한 선배들을 넘어섰다.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3연패 달성에 지대한 공헌을 한 아들 이정후의 활약상을 아버지 이종범 코치는 바로 곁에서 뿌듯하게 지켜봤다.
야구 대표팀에는 또 다른 2세 금메달리스트가 있다.
내야수 황재균은 어머니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여자 테니스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설민경(58)씨다.
황재균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초의 '모자(母子)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기계체조 도마의 여서정(16·경기체고)이 아버지의 대를 이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여서정의 아버지는 현역 때 남자 기계체조 도마의 황제로 군림한 여홍철(47) 경희대 교수다.
여 교수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도마 종목을 2연패하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마침 방송 해설자로 자카르타를 찾은 여 교수는 딸과의 공동 기자회견 내내 딸을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봐 부러움을 샀다.
반면 농구대표팀에는 허재(53) 감독과 장남 허웅(25·상무), 차남 허훈(23·KT)이 한솥밥을 먹지만 전혀 사정이 다르다.
행복한 결말을 맞은 다른 2세 선수들에 비해 한국 농구 대표팀이 동메달에 그치며 '허씨 삼부자'는 웃지 못했다.
오히려 허재 감독은 수비력이 떨어지는 단신의 허훈을 뽑았다는 이유로 대회 전부터 말이 많았고, 끝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비판을 자초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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