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캠프 고문 파파도풀로스, 징역면제 청원하며 당시 상황 구체진술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의 외교정책 자문이던 조지 파파도풀로스가 "당시 트럼프 후보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제안했을 때, 그가 고개를 끄덕여 찬성을 표했다"고 주장했다.
파파도풀로스의 변호인은 최근 미 연방법원 랜돌프 D.모스 판사에게 파파도풀로스의 보호관찰을 요청하며 제출한 문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에 제출된 16쪽짜리 문서에서 파파도풀로스 측은 앞서 연방수사국(FBI)에 러시아측과 연계된 몰타 출신의 조지프 미프수드 교수와의 만남 등 해외인사 접촉에 대해 "거짓말하고, 최소화하고, 중요한 팩트를 생략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FBI를 속인 것은 조사를 방해하려던 게 아니라 '직업적 포부와 고용주에 대한 그릇된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나 외교 관련 경험이 전무한데도 2016년 3월 트럼프 캠프에 고용됐고, 같은 달 이탈리아로 건너가 런던에서 활동하는 미프수드로부터 푸틴대통령의 조카로 신분을 속이는 여성을 소개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파파도풀로스는 나중에 미프수드 교수로부터 '러시아 측 인사들이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흠집 낼 정보를 갖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파파도풀로스는 워싱턴으로 돌아와 트럼프 캠프에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려는 욕심에, 3월 31일 자신이 트럼프 후보와 푸틴 대통령의 회동을 주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 안에 있던 일부 인사들은 파파도풀로스의 제안에 퇴짜를 놨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찬성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 아이디어를 좋아하는 듯 보이는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에게 결정하도록 했다. 그리고 캠프에 이를 알아보라고 했다"고 썼다.
파파도풀로스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캐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중요한 인물이다.
돈세탁 등의 혐의로 뮬러 특검에 기소된 그는 유죄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하길 택한 트럼프 캠프의 첫 인사다.
그러나 특검은 지난달 초 파파도풀로스가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번 문건은 구체적인 정보를 노출함으로써 자신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AP는 해석했다.
파파도풀로스에 대한 선고는 오는 9일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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