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박완서 문학관' 건립 계획 재검토

입력 2018-09-03 10:13  

구리시 '박완서 문학관' 건립 계획 재검토
도로 개설 등 특혜 의혹 제기…"건립 취지 퇴색"

(구리=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경기도 구리시가 '박완서 문학관' 건립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문학관 건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유지에 건립될 예정인데 도로 신설 계획이 포함돼 땅값 상승 등 특혜 의혹까지 제기됐다.



3일 구리시에 따르면 박완서 작가는 1998년부터 아치울 마을에 정착, 장자호수공원 등을 산책하면서 작품을 구상했다.
그러다 담낭암 판정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다 2011년 1월 22일 80세 나이로 별세했다.
구리시는 박 작가를 기리고자 문학관을 짓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박 작가의 유족과 협약을 맺고 2020년 개관을 목표로 토평도서관 옆 개인 땅 1천720㎡에 3층 규모로 건립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50억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심의 과정에서 도로 개설 계획이 포함, 사업비가 100억원으로 늘었다.
도로 개설 계획이 알려지자 땅값 상승 등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문학관 건립 예정지가 박 작가가 살던 아치울 마을과 4㎞가량 떨어진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구리시 관계자는 "박 작가의 작품과 자료를 관람하고 작가가 걷던 길을 따라 걸으며 작품 속에 담긴 풍경을 느끼게 하려는 문학관 건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재검토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말 착공 예정이었으나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으며 내년도 예산 안에서도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구리시가 문학관 건립 계획을 백지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구리시 관계자는 "백지화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며 "일단 문학관 건립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k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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