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 삼청서 11월 11일까지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나무액자 안에 세계지도가 있고, 지도 주변에는 깡통이 정연하게 배치됐다. 지도 곳곳은 구멍이 뚫렸고 불빛이 켜졌는데, 한반도에서도 빛이 반짝거린다.
3일 서울 종로구 북촌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삼청에서 만난 재불 작가 김순기(72)는 "전쟁 중인 나라는 구멍으로 표시했다"며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구멍을 뚫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독 공간, 지도에 관한 작업을 많이 했다. 지난달 30일 개막해 11월 11일까지 이어지는 개인전 '제로 타임'(0 Time)에도 지도와 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이 나왔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1971년 프랑스로 떠나 미학과 기호학을 공부하면서 정착한 작가는 전시 제목에 대해 "시간적 흐름이나 방향성이 뒤섞여 역설적으로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양철학에서 무(無)는 여러 가능성을 포함한다"며 "무는 생각의 움직임, 움직임의 자취, 한 번 그은 붓 자국을 동시에 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콜라주, 회화, 영상 작품 30여 점을 볼 수 있다.
김순기는 지난해에도 종로구 원서동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도 개인전을 열었고, 내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문의 ☎ 02-541-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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