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정부가 집값 과열을 잡기 위해 수도권 주택공급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정부는 수도권 집값 상승은 공급 부족보다는 투기수요 때문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고, 최근 수도권 신규 택지 추가 방침을 밝히면서도 2022년까지 주택 공급은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집값 상승세는 일련의 추가 대책과 단속에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제는 여당에서도 공급 확대 주문이 나오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 발표에도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진단하고 "정부가 공급 대책을 이른 시일 내에 제시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에서는 3주택자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을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발언은) 수도권 택지 확보의 조기 가시화를 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도 노력하고 있으며, 속도를 높이면 공급량도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국토부는 2022년까지 수도권에 총 44곳 이상의 신규 공공택지를 지정하고서 주택 36만2천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성남 서현, 금토·복정, 구리 갈매역세권 등 14곳에 대해서는 지구 지정 등을 하고 언론에 위치를 공개했고, 30곳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통해 지구 지정 등을 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남은 30곳 중 일부 택지는 추석 전에 공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어느 정도 공개할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가 이미 제시한 44곳에 더해서 수도권에 택지를 더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4곳의 수도권 신규택지는 아직은 목표일 뿐, 지구 지정을 완료하고 주택공급 계획이 확정된 부지는 아직 한 곳도 없다.
정부는 당초 전국에 신규택지 40곳을 확보하겠다고 했다가 올 7월 신혼부부 주거지원 방안을 내놓을 때 택지를 3∼4곳 추가하면서 이 중 70%인 30곳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공급하겠다고 하고선 최근 다시 수도권 택지 14곳 신규 확보 방침을 내놓았는데, 이는 목표치만 계속 올렸을 뿐이다.
특히 서울 내부 택지 확보가 중요한데, 이는 결코 쉽지 않다.
국토부는 서울 내 택지 확보를 위해 훼손이 많이 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이용하자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정부는 아직 공급 확대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계속 수도권 공급 물량은 충분하다고 얘기해왔는데 이를 갑자기 뒤집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향후 연간 수도권 주택 물량은 서울에서 7만2천호, 경기 과밀억제권역에서 7만4천호 등 14만6천호가 나올 예정이고 서울의 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 나오는 물량도 연간 3만4천호 가량 돼 2022년까지 주택공급은 충분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여당 대표가 공급 확대를 주문한 만큼 정부가 점차 주택공급 확대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기왕 주택공급 확대로 방향을 선회한다면 판교신도시에 버금가는 신도시 조성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참여정부 때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판교를 비롯해 동탄과 검단 등 신도시를 대거 조성한 바 있다.
하남 감북지구, 광명·시흥지구 등과 같이 과거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곳이 다시 대규모 택지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선 국토부는 선을 긋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규모 택지개발은 '빛과 그림자'가 있다"며 "신도시 개발은 중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를 자극해 시장 불안을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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