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례 거부' 캐퍼닉, 나이키 '저스트두잇' 30주년 모델로

입력 2018-09-04 09:23   수정 2018-09-04 16:33

'국민의례 거부' 캐퍼닉, 나이키 '저스트두잇' 30주년 모델로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에 반발, NFL서 '무릎꿇기'…트럼프 반발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항의 표시로 국민의례 기립을 거부해 파문을 일으킨 미국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31)이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새 얼굴이 된다.
나이키는 3일(현지시간) 캐퍼닉을 나이키 '저스트 두 잇'(Just Do It) 캠페인 30주년 기념 광고모델 중 한 명으로 기용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나이키의 북미 브랜드 담당 부사장 지노 피사노티는 ESPN에 "콜린은 이번 세대에서 가장 영감을 주는 운동선수 중 한 명이라고 본다. 그는 스포츠의 힘을 활용해 세상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캐퍼닉도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나이키 로고, '무언가를 믿어라. 비록 모든 것을 희생한다는 의미일지라도'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흑백 클로즈업 사진을 올렸다.
오는 6일 NFL 시즌 개막을 사흘 앞두고 발표된 이 소식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을 비롯해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캐퍼닉은 NFL 샌프란시스코 49ers의 쿼터백이던 2016년 8월 경기 직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일어서길 거부하고 무릎을 꿇었다.
당시 미국에서 흑인이 백인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렸다가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잇달아 벌어지자, 소수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처사에 대한 항의를 표시한 것이다.
그의 행동은 '애국심 대 인종차별'이란 대립구도로 비화했다. 선수들 사이에 '무릎꿇기' 저항이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비속어까지 써가며 이들의 행동에 분노를 쏟아냈고, NFL 구단주들에게 캐퍼닉을 해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NFL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의 선수들까지 '무릎 꿇기'에 동참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정면으로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슈퍼볼 우승팀의 백악관 초청 행사마저 전격 취소할만큼 선수들과 갈등을 빚었다.
논란은 결국 국민의례를 선수와 구단의 자율에 맞기되, 선수가 무릎꿇기를 강행하면 구단에 벌금을 물린다는 수준에서 일단락된 상태다.
캐퍼닉은 지난해 3월 샌프란시스코와의 계약이 끝난 이후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무적 신분으로 1년 이상 쉬고 있다.


[로이터 영상 제공]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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