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제재로 90달러대도 가능" vs "무역전쟁에 中수요감소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ICE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선물은 배럴당 78.15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0.66% 상승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5월 장중 한때 80달러 선에 닿기도 했지만, 지난달 중순에 71달러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70달러대 중후반까지 회복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다가 현재 배럴당 70달러 안팎을 오가는 수준이다.
오는 11월 이란의 에너지 수출에 대한 미국의 제재 복원이 예정돼 있고 베네수엘라의 경제위기에 따른 석유생산 차질이 계속되고 있어 유가는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과 경제성장 둔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가 상승 비판 발언, 꾸준하게 유지되는 원유 재고 등 가격 하락 요인이 복잡하게 작용해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관측도 크게 다르다.
에너지 전문가인 존 킬더프 어겐캐피털 파트너는 CNBC에 올겨울까지 WTI 가격이 최고 30% 올라 95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의 수급이 더 빡빡해질 것"이라며 "이란 원유를 잃는 것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킬더프 파트너는 특히 미국 내 무연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 "미국 정유 수요가 엄청난 상황이고 경제 펀더멘털은 최근 본 것 중 가장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동 내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오만의 모하메드 빈 하마드 알룸히 석유가스부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90달러까지 오를 것인지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올해 유가는 70달러∼70달러 후반 사이에서 안정될 것"이라며 "우리는 현재 유가가 적정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소비자에게 타격이 되지 않게 충분한 원유를 시장에 공급하도록 OPEC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원유수요 감소 우려도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다.
바레인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칼리파 알칼리파 석유장관은 CNBC에 "무역 현안이 계속되면 분명히 수요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달러 강세도 (유가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알룸히 장관도 3∼5일 열린 세계중유회의에서 "미중 무역 갈등이 악화하면 중국의 에너지 소비가 부정적 영향을 받고 생산과 수출 능력도 타격받을 것"이라며 "이는 우리(산유국)에게 좋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하루 840만 배럴 원유를 수입해 미국(790만 배럴)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 됐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원유의 56%는 OPEC 회원국의 생산물량이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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