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김성태, 강서 장애인학교 설립 합의…'나쁜 선례' 논란

입력 2018-09-04 15:35   수정 2018-09-04 16:32

조희연-김성태, 강서 장애인학교 설립 합의…'나쁜 선례' 논란
교육청, 특수학교 설립 협조받는 대신 한방병원 유치 협력하기로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서울 강서구을이 지역구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장애인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에 '합의'했다.
행정·법적으로 불필요한 절차라 교육청이 특수학교 설립을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결재'받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김 의원, '강서 특수학교 설립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서 특수학교 설립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오해와 갈등을 마무리하고자 한다"면서 "특수학교와 지역사회가 서로 배려하며 더불어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특수학교 설립 관련 지역주민 의견수렴 과정에 '더 섬세하게' 노력하지 못한 점과 교육청과 주민이 '대립적인 것'으로 비치도록 한 점에 유감을 표했다.
또 "김 의원은 대체부지 마련에 노력했고 비대위는 '특수학교 설립에 마음을 열어줬다'"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마련한 '대체부지'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깊은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서진학교 인근 학교가 통폐합되는 경우 부지를 한방병원 건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최우선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국립한방병원이 설립되게 교육청·주무부처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서진학교가 설립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설립 이후에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구별 없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터에 지적장애학생 140여명이 다닐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를 짓는 중이다. 공사는 지난달 시작됐으며 내년 9월 개교한다. 서울에서 17년 만에 특수학교가 문을 여는 것이다.
학교설립은 교육감 권한이기 때문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데 주민이나 지역구 국회의원과 합의가 필요하지는 않다. 특히 서진학교는 교육청 소유 학교용지에 기존 학교건물을 활용해 지어진다.
교육청은 이번 합의를 추진하며 작년 '무릎 호소'로 서진학교 설립을 끌어낸 장애학생 부모와는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조 교육감 지시로 서울시교육청이 먼저 제안했다.
이에 따라 교육계에서는 교육청이 법적·행정적으로 전혀 불필요한 '합의'를 스스로 제안해 향후 특수학교 설립에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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