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무기 반입 가능성에 엄포…美 만류로 수십 년간 공격 안 해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이스라엘은 내전에 휘말려 있는 시리아 내에 최근 수십 차례에 걸쳐 공습을 감행했지만, 이라크와는 지난 수십 년간 공개적으로 공격을 주고받은 일이 없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정권 시절에는 아랍국가들의 반(反)후세인 대오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입김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에는 안정을 달성하려는 노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3일(현지시간) 이라크 내 이란 소유로 의심되는 무기에 대해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아비그도르 리버만 국방장관은 이날 생중계된 방송을 통해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확실히 감시하고 있으며, 이란의 위협과 관련해서는 단지 시리아 영토 내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리버만 장관은 이라크 내 행동 가능성을 포함하느냐는 질문이 이어 나오자 "우리는 이란의 어떤 위협과도 싸울 것이고, 그 위협이 어디에서 오는 것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스라엘은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버만 장관의 발언 후 이라크 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주 이란과 이라크, 서방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최근 수개월 사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이라크 내 시아파 동맹 세력에게 넘겨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란과 이라크 정부는 이 보도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로이터 보도와 관련, 지난 1일 이라크 주권 및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엄포가 나왔지만, 이스라엘 방송은 미국이 최근 이스라엘에 이라크 영토 안으로 공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서방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역내 확장 움직임을 자신들을 상대로 새로운 전선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이란군이 시리아 정부 지원을 명목으로 무기를 반입, 현지에 군사적으로 단단히 뿌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시리아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시리아 지역으로는 사실상 마음껏 공격하지만, 이라크에 대해서는 미국의 의중에 따라 그동안 군사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으로 인식돼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는 이스라엘 안으로 스커드 로켓 수십 발을 쏘았으나, 이스라엘은 아랍국들의 반후세인 전선 이탈을 우려한 미국의 뜻에 따라 보복에 나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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