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자신의 아기와 오래 떨어져 있지 않기 위해 불필요하게 전용기를 띄워 혈세를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구설에 올랐다.
4일 일간 뉴질랜드헤럴드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오는 5일 전용기인 공군 보잉 757기를 타고 나우루공화국을 방문, 현지에서 열리는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외무장관을 비롯한 뉴질랜드 대표단은 3일 이 비행기를 타고 나우루공화국으로 갔다.
논란은 아던 총리가 사흘간의 행사 일정에 맞춰 대표단과 함께 나우루공화국에 가지 않고 자신은 하루 일정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그런 결정의 이유는 생후 11주 된 자신의 아기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것이었다. 아직 모유를 먹이는 아던 총리는 아기를 나우루공화국에 데려갈 수 없는 상황이다. 아기의 면역력 때문이다.
애초 전용기는 공항이 작은 나우루공화국 대신 인근 마셜제도에서 대기하다가 대표단을 태우고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왕복 운항을 추가로 하게 됐다.
이 비행기가 뉴질랜드로 복귀, 아던 총리를 태우고 다시 나우루공화국으로 가는 추가 운항의 비용은 5만∼10만 뉴질랜드달러(3천700만∼7천400만원)로 추산됐다.
무리하게 행사에 참석하지 말고 대신 외무장관에게 맡긴 뒤 사후 보고를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던 총리는 하루짜리 일정에 이 같은 국민 세금을 쓰는 것이 적절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많은 시간 깊이 생각한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관계 중요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역대 뉴질랜드 총리 가운데 처음으로 재임 중에 아기를 낳았다. 세계적으로 현직 총리의 출산은 1990년 1월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총리에 이어 28년 만으로,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아던 총리는 오는 9월 열리는 유엔 총회에 이 아기를 데리고 참석할 것이라고 이달 초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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