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200년간 모은 유물 잃은 브라질, 우리는 어떨까

입력 2018-09-04 17:21   수정 2018-09-04 19:29

화재로 200년간 모은 유물 잃은 브라질, 우리는 어떨까
주요 박물관·도서관 가스로 화재 대응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818년 설립돼 유물 2천만 점을 보유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 지난 2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하면서 국내 박물관과 도서관 방재 시스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라질 국립박물관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1만2천년 전 인골 '루치아'를 비롯해 1974년에 발견된 운석,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돔 페드로 1세가 가져온 이집트와 그리스·로마 예술품을 소장했다.
유럽인이 남미 땅을 밟기 전에 살았던 여성 미라, 국제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은 다양한 동물 화석도 있다.
그러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일어나 건물 옥상과 내벽이 무너졌고, 소장품은 불에 타지 않는 일부 유물 외에는 대부분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러시아에서는 2015년 1월 모스크바 남서부 '사회과학학술정보연구소'(INION) 도서관에 불이 났다.
사회주의 혁명 직후인 1918년 건설된 이 도서관은 16세기 희귀 슬라브어 기록뿐만 아니라 19∼20세기 희귀 도서, 국제연맹·유엔·유네스코 문서를 관리했으나, 화재로 장서 200만여 권이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불을 끄는 과정에서 뿌린 물이 자료실로 흘러들어 피해가 더욱 컸다.

우리나라 국립중앙도서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은 물이 아니라 하론가스로 화재를 진압한다.
봉성기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관은 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하론가스는 산소 유입을 막아 불을 질식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보면 된다"며 "다만 하론가스는 인체에도 치명적이어서 사람을 대피시킨 뒤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봉 연구관은 "서고마다 폐쇄회로TV가 있어서 휴일에도 24시간 상황을 확인한다"며 "일반인이 이용하는 열람실에는 소화기와 소화전을 비치해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도 "물로 불을 끄면 서화류나 섬유는 보호할 수 없다"며 "전시실과 수장고에 모두 하론가스 설비가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난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소장품을 이동하는 훈련도 한다"며 "하론가스는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해서 차후에는 청정소화가스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처럼 청정소화가스 설비를 이미 도입한 기관도 있다.
한중연 관계자는 "장서각은 2011년 개관해 최신 시설을 갖췄다"며 "청정소화가스인 이너젠가스는 장서각 지하에 있고, 매달 점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반 도서관과 작은 박물관은 가스가 아닌 스프링클러로 화재를 진압하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 시내 구립도서관 관계자는 "화재는 초동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화재경보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평상시에 훈련을 체계적으로 하면 이른 시간에 불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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