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불 '가리비 전쟁'…양국 어민들 해상 육탄전까지(종합)

입력 2018-09-05 01:04   수정 2018-09-05 17:33

영·불 '가리비 전쟁'…양국 어민들 해상 육탄전까지(종합)
브렉시트 앞둔 英 어선들 佛 근해서 가리비 싹쓸이…프랑스 불만 폭증
양국 정부 긴급 협의 나서…프랑스 해군, 양국 어민 충돌 우려 비상대기



(파리 런던=연합뉴스) 김용래 박대한 특파원 = 프랑스와 영국 어민들이 영·불해협의 프랑스 근해에 풍부한 가리비의 채취를 놓고 육탄전까지 벌이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둔 영국의 어민들이 프랑스 근해에서 가리비 조업에 대거 나서면서 프랑스 어민의 불만이 폭발 직전으로 치달았다.
스테판 트라베르 프랑스 농수산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CNEWS 방송에 출연해 노르망디 주둔 해군이 영·불 어선들의 충돌에 대비해 비상 대기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해군까지 나선 것은 최근 양국 어민들이 가리비 채취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지난주 노르망디 근해에서는 가리비 채취를 하던 영국 어선들에 프랑스 어민들이 배를 몰아 들이받은 뒤 돌을 던지고 욕설을 퍼붓는 등 위협한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의 어업인들이 가리비 조업을 할 수 없는 시기에 영국 어선들이 보란 듯이 프랑스 영해에서 가리비를 '싹쓸이'하는 것을 보다 못해 물리적 행동에 나선 것이다.
영불해협의 프랑스 노르망디 근해인 센 만(Baie de Seine)은 질 좋은 가리비 산지로 유명하다.


문제는 프랑스 정부가 가리비 개체 고갈을 막기 위해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만 채취를 허용하는 것과 반대로, 영국의 경우 길이 15m 이하의 어선은 언제든지 이 지역에서 가리비를 채취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발생했다.
가리비는 유럽연합(EU) 규정이 아닌 개별 EU 회원국들이 조업을 규율하는 몇 안 되는 품종 중 하나다.
영국의 배들은 프랑스 해안에서 22㎞까지인 프랑스 영해에는 접근할 수 없지만, 쉐부르와 르아브르 사이의 센 만에서는 가리비 조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2012년 영·불 어민들이 가리비 채취를 놓고 갈등하자 양국은 센 만에서도 영국 어선이 프랑스 어민들의 조업이 시작되기 전에 가리비를 채취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이 협정에서 길이 15m 이하의 영국 어선이 제외됐고, 이후 소형 영국 어선들이 대거 몰려와 가리비를 쓸어가자 프랑스 어민의 불만은 폭증했다.
특히 영국 어민들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에는 EU 회원국 수역에 접근이 차단되기에 근래 들어 더욱 공격적으로 프랑스의 가리비를 쓸어가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노르망디수산협회는 영국 어선들의 프랑스 가리비 채취가 지난 10년간 10배 이상 늘었다고 주장한다.
양국 정부와 수산업 관계자들은 오는 5일 런던에서 회동해 이번 '가리비 갈등' 사태의 해법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 역시 양국 어민들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양측 관계자들 간 만남이 열릴 예정이라는 점"이라며 "우리는 물론 프랑스 정부를 포함해 모두가 원만한 결과에 도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해군에 비상대기 체제를 가동한 프랑스와 달리 영국은 전함을 파견하는 등의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사태가 프랑스 영해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프랑스 정부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마이클 고브 영국 환경장관은 "(분쟁 발생 지역은) 프랑스 수역이기 때문에 정당한 권리를 가진 어선들이 방해받지 않고 조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프랑스의 책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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