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난 허재 감독 "책임은 사령탑인 내가 져야 한다"

입력 2018-09-0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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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난 허재 감독 "책임은 사령탑인 내가 져야 한다"
아들 선발 논란에 대해 "허훈 키 작다고 하지만 잘하는 부분 많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 맞다."
'농구 대통령'으로 시대를 풍미한 허재(53)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한 말이다.
허재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4일 대한민국농구협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을 노렸으나 준결승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키 218㎝의 장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가 버틴 이란을 넘지 못해 동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허재 감독은 5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감독이 져야 한다"고 물러나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날 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위원장 유재학) 전원이 아시안게임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라고 답하는 모양새가 됐다.
허 감독은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에 허웅(상무), 허훈(kt) 등 두 아들을 국가대표로 선발해 논란에 휩싸였다.
허 감독은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훈이의 키(180㎝)가 작기 때문에 다른 선수를 선발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었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발했던 것"이라며 "그래서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허)훈이가 내 아들이 아니라 선수로 평가했을 때 신장에 대한 핸디캡보다 팀 전력에 플러스가 되는 부분이 더 많다고 판단했다"며 "웅이나 훈이가 오히려 내 아들이라 더 피해를 본 부분이 있다"고 주위의 평가에 대해 반박했다.
2016년 6월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허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면서 힘들었던 부분에 관해 묻자 "힘든 부분이 많았지만 내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대표팀 감독을 하면서 지난해 아시아컵이나 월드컵 예선 등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하며 "선수들도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싸웠다"고 선수들의 노고를 감쌌다.
허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지난해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아컵에서 호주, 이란에 이어 3위를 차지했고, 올해 초까지 진행된 2019년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지역 1차 예선도 통과했다.
2015년 2월에도 프로농구 전주 KCC 지휘봉을 스스로 내려놓았던 허 감독은 이번에도 자진 사퇴를 통해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됐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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