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민주노총과 차례로 간담회…경제사회노동위 참여 당부
민노총 피켓시위에 李 "예전엔 우리와 더 돈독했는데"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5일 양대노총을 찾아 민생문제 해결방법은 '사회적 대타협' 밖에 없다며 노동계의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잇달아 찾아 간담회를 열고 노동사회 현안과 관련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대표 취임 후 첫 간담회인 만큼 이날 회동은 상견례 성격도 더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한정애 정책위수석부의장을 비롯한 환노위 위원 다수도 함께 자리했다.
이 대표는 올 10월 발족할 예정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두 노총이 함께 참여해야 온전한 사회적 타협기구가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앞서 위원회 참여 의사를 공식화한 반면 민주노총은 입장을 유보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한국노총과의 간담회에서 "결국은 사회적 대타협을 해야 할 국면이 왔다"며 "그것을 하지 않으면 더는 (한국사회는) 발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회에 여성, 청년, 소상공인 부문도 같이 참여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민주당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당에서는 을지로위원회가 이런 경험을 많이 갖고 있다"면서 "여러 어려운 약자들을 다 아우르는 연대모임을 당 내외에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한국노총과 사전에 많이 논의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소홀했다"면서 "최저임금은 산입범위를 미리 정비해놓고 해야 했는데 순서가 거꾸로 돼서 오해가 생긴 것 같다"라고도 했다.
이에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책파트너로서 이 대표의 역할에 많은 기대를 한다"며 "당면한 주요 노동과제 이행을 위해 당노청 간 시스템을 마련하자"고 요구했다.
이어 민주노총과의 간담회 분위기는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조합원 일부는 간담회가 진행된 회의장 내부에서 '전교조 합법화' 등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집행부에 "네덜란드 등을 보면 노사의 장기적 합의로 대타협을 이룬 나라는 안정적으로 성장했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정체된 경우가 많았다"며 "10월 출범할 경제사회노동위에 꼭 참가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민주노총이 (한국노총보다) 우리와 더 돈독했다"면서 "요새는 우리를 보수당으로 생각하신다. 요구수준에 못 미치더라도 성의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으로 대변되는 노동존중 정책이 올해 들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민주노총 내부에 많다"면서 "과거 실세 총리로 불렸던 만큼 집권당의 사회개혁 의지를 강하게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두 노총 모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 관련 입법 문제, 국민연금 문제 등을 놓고 비슷한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의 정책파트너인 한국노총은 분기별 협의 정례화 등 소통 강화에 방점을 둔 반면, 민주노총은 민주당이 집권 이후 '우클릭' 성향을 보인다며 강한 우려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한다.
간담회에 배석한 이해식 대변인은 "민주노총은 규제 완화,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을 앞세워 최근 당의 행보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면서 "첫 상견례 자리였던 만큼 두 간담회 모두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좋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노동계가 구정권 10년 동안 과도한 탄압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앞으로 민주당은 (양대 노총을) 사회적 대타협을 이룰 파트너로 생각하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