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문가 "영향 제한적"…채권값은 강세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신흥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5일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주가와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3.95포인트(1.03%) 내린 2,291.7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2,3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7일(2,299.30) 이후 7거래일만이다.
하루 낙폭으로는 터키발 충격에 주가가 급락한 지난달 13일의 34.34포인트(1.50%) 이후 가장 컸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7.27포인트(0.88%) 내린 820.00으로 마치며 820선에 턱걸이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6.6원 오른 1,121.5원에 마감했다. 9거래일 만에 다시 1,120원선을 돌파한 것이다.
주가와 원화 가치의 동반 하락은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흥시장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조기 지원 협상을 벌이는 아르헨티나뿐만 아니라 많은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인도 루피화 가치는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2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신흥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 강세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 불안에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반응했다"며 "한국은 펀더멘털(기초여건)은 양호하지만, 선물시장에서부터 외국인 매도가 나오며 우려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기지표 악화가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진단도 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면서 "경기지표 악화가 중국과 사업 비중이 큰 신흥국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신흥시장 불안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당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유겸 케이프[064820]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신흥국 불안과 미중 무역분쟁 격화 우려가 겹치며 낙폭이 커졌다"면서도 "신흥국 중에서 한국은 최우량국이어서 영향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기인 센터장도 "한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전반의 주가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으로 내려가 있다"면서 "코스피가 9∼10월에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줄줄이 하락(채권값 강세)하며 일제히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워 이런 평가를 뒷받침했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1.7bp(1bp=0.01%p) 떨어진 연 1.900%로 마감했고, 5년물과 1년물도 2.0bp, 0.6bp 각각 하락했다.
10년물은 연 2.269%로 마치며 2.9bp 내렸고, 20년물은 4.1bp, 30년물과 50년물은 4.0bp씩 하락 마감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은 "미중 무역갈등 이슈가 일부 취약한 신흥국의 금융불안으로 이어지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졌다"면서 "펀더멘털이 양호한 우리 채권시장에는 매수세가 몰리며 강세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