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남학생들은 남녀공학이 아닌 남자학교에 다닐 때 성적이 더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뉴질랜드에서 나왔다.
6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 교육학자 마이클 존스턴 박사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뉴질랜드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남녀공학에 다니는 남학생과 남자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성적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학교가 위치한 지역사회의 사회 경제적 위상이나 학생들이 어떤 민족이냐와 관계없이 남자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주로 대학입학 자격 취득 비율을 조사했다.
2015년의 경우 대학입학 자격을 얻은 남학생 비율은 남자 고등학교에 다닌 학생들이 48%인데 반해 남녀공학 남학생들은 28%에 불과했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 남학생들의 대학 입학자격 취득 비율은 남자 고등학교에서 22.7%였으나 남녀공학에서는 7.6%로 나타났다.
사회 경제적으로 낙후한 지역에서도 차이는 크게 나타났다.
남자 고등학교 학생들의 대학입학 자격 취득 비율은 32%, 남녀공학 남학생들의 취득 비율은 15%였다.
이와 관련, 남녀공학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던 넬슨 칼리지 게리 오시어 교장은 12~15세 청소년기에 여학생과 남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우는 방법이 아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여학생들은 대개 더 성숙하고 자기 생각을 분명히 표현할 수 있는 데 반해 남학생들은 교실에서 틀린 답을 말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학생들은 종종 서로 깎아내린다. 특히 여학생들이 주변에 있을 때 그렇다.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나쁜 남자가 될 수도 있고 교실에서 어릿광대가 될 수도 있다'는 태도 등 남학생들의 성숙하지 못한 모든 행동이 남자학교에서는 많이 줄어든다. 교실이 차분하고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넬슨 칼리지 학생회장 톰 피터슨도 남녀공학 환경이 나이 어린 남학생들이 감당하기에는 만만치 않을 수 있다며 "사회적 측면에서 볼 때 눈을 돌려야 할 것들이 더 많다. 누가 누구와 데이트를 하고 있다거나 누가 주말에 누구와 밖에서 만난다는 것 등을 얘기할 게 많이 있다. 그런 게 공부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클랜드대학 피터 오코너 교수는 "남자학교에 다니는 남학생들은 사회생활에서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리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관계 형성 등 삶의 다양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는 사실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학업 성적의 요인으로 한 가지만을 딱 집어서 얘기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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