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벨기에 연구팀 "카사바 개화시기·전분성분 조절 성공"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스위스와 벨기에 공동연구팀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로 식량작물인 카사바의 특성을 개량, 꽃이 더 빨리 피고 아밀로스 성분이 없는 전분을 생산하는 품종을 만들었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와 벨기에 리에주대 연구팀은 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 카사바의 뿌리 전분 성분과 꽃피는 시기를 조절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남미가 원산지인 카사바는 재배가 쉬워 열대지방을 중심으로 주식작물 또는 식품산업용 탄수화물 공급작물로 경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인류의 미래 식량 위기 해결에도 기여할 작물로 꼽힌다.
그러나 카사바는 온실환경에서도 꽃이 잘 피지 않거나 불규칙하게 피어 전통적 방법으로 품종개량이 어렵고, 뿌리의 전분을 구성하는 탄수화물인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을 조절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밀로스는 카사바 전분을 식품산업 등에 활용할 때 중요한 반죽 특성이나 젤라틴화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성분으로, 아밀로스 함량이 적은 품종을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아밀로스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GBSS)와 단백질(PTST/PTST1)의 유전자를 표적으로 정해 돌연변이체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돌연변이체들은 카사바 뿌리의 전분 성분이 다양하게 변화됐으며 그중에는 아밀로스가 없는 것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또 애기장대에서 개화 시기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FT gene)를 카사바의 유전체에 삽입, 온실에서 재배하는 12주 동안 다양한 시기에 꽃을 피우는 변이체들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더 유용한 성분을 가진 카사바를 만들고 개화 시기를 조절해 육종을 쉽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기술은 다른 식량 작물의 개량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