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누출된 배관이 압력 못버틴 이유 밝히는 게 관건"
경찰·국과수·고용노동부 등 감식…시민단체 사고규탄 기자회견
(용인=연합뉴스) 최해민 최종호 권준우 기자 =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사고와 관련해 사고 발생 이틀만인 6일 현장에서 합동감식이 진행됐다.
감식팀은 co₂가 누출된 배관의 밸브 부분이 압력을 버티지 못한 이유를 밝히는데 감식의 초점을 맞췄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관계자 등 합동감식팀 37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기흥사업장에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을 벌였다.
감식팀은 지하 1층 co₂집합관실에서 3층 전기실과 연결된 1개 배관에 달린 밸브 부분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파손돼 이산화탄소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현장감식에서 배관 파손 원인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선 소화용 co₂압력을 견디게끔 설계된 배관과 밸브가 이를 견디지 못하고 파손된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경찰은 밸브 부품 자체의 결함이나 밸브를 결합할 때 잘못 끼웠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1층 전기실에 센서 오작동으로 co₂가 방출된 이유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최관석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사고현장에서 지난 4월부터 화재감지기 관련 교체 공사가 진행된 만큼 공사과정에서 전기 시설(라인)에 문제가 생기진 않았는지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라며 "아직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전기 시설에 문제가 생겨 센서가 오작동하면서 지상1층 전기실에 이산화탄소가 방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조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식은 이날 오후 5시 10분까지 7시간가량 이뤄졌다.
이날 감식은 사고가 발생한 6-3라인 지하 1층 co₂집합관실은 물론, 당시 화재 감지 센서 오작동으로 불이 나지 않았음에도 이산화탄소가 방출된 지상 1층 전기실도 대상에 포함됐다.
현장감식과 동시에 경찰은 삼성전자와 이번 사고 피해자들이 속한 협력업체의 관계자들을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감식에서 얻은 정보들을 면밀히 분석해야 해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어떠한 의문점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환경운동연합, 다산인권센터 등 시민단체 회원 20여 명은 이날 오전 사고현장 부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회원들은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지역주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사고를 더는 지켜볼 수 없다"라며 "있는 그대로 문제를 드러내야 반복적인 화학물질 누출사고와 노동자 죽음에 대한 예방이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4일 오후 2시께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6-3라인 지하1층 CO₂집합관실 옆 복도에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협력업체 직원 A(24)씨가 숨졌고, B(26)씨 등 2명이 의식을 잃어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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