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 남북 분리 가능한 요충지…팔 "민족청소" 반발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스라엘 대법원이 아랍 유목 민족인 베두인의 마을을 철거하려는 정부의 계획을 승인했다.
대법원은 5일(현지시간) 베두인 약 180명이 거주하는 요르단강 서안 내 칸 알아마르 마을의 철거문제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AFP, d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난 7월 고등법원은 철거 계획을 잠정 중단시키고 철거정책에 대한 청문회를 열도록 한 바 있는데, 이번에 대법원이 이스라엘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일주일 안에 퇴거 조치가 시작될 수 있게 됐다.
이번 문제는 특히 마을 위치가 예루살렘 동부로, 요르단강 서안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전략 지역인 'E1' 구역 안에 있다는 점에서 민감성이 더했다.
'E1' 구역은 동예루살렘과 유대인 대규모 정착촌 말레 아두민 사이에 있는데, 이스라엘 정부는 유대인 거주지 사이 국유지에 불법으로 마을이 조성됐다면서 주민들을 12㎞ 떨어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키려 해왔다.
하지만 유엔(UN)과 유럽연합(EU)은 이러한 행위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반대해왔고, 팔레스타인인들이 이 지역에서 건축허가를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 마을이 철거되면서 이스라엘 정착지가 확대될 경우 요르단강 서안이 남북으로 나뉘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이 더욱 어려워지리라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아비그도르 리버만은 이날 판결에 대해 "용감하고 필요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유엔 중동특사는 트위터를 통해 "마을 철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를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두 국가 해법'의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국제법 위반이기도 하다"고 비판했다.
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민족 청소"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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