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ICT연구소 "의견 없던 응답자 중 64%는 댓글 따라가"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성인 4명 중 1명은 뉴스 댓글을 읽고 의견을 바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는 7일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개최한 ICT 콘퍼런스에서 '인터넷 댓글 조작 효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지난달 한국리서치를 통해 20∼50대 약 900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네이버에 올라온 ▲ 건강보험료 개편 ▲ '먹방' 규제 ▲ 버스정류장 쓰레기통 설치 논란 ▲ 주52시간 근무제에 관한 기사 댓글을 일부 조작해 이용자에게 노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뉴스와 댓글을 접한 이용자 4명 중 1명꼴로 뉴스를 보기 전과 후의 생각이 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체로 댓글 내 다수 의견과 베스트댓글(베댓)의 내용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바꿨고, 베댓보다는 다수 의견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견을 바꾼 이들은 평소 뉴스를 보는 빈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 뉴스에 적게 노출될수록 댓글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뉴스 주제에 대해 '의견이 없다'는 응답자 중 64%는 뉴스와 댓글을 읽고 난 후 베스트댓글이나 댓글 중 다수 의견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반대 혹은 찬성 의견을 갖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여론 추정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뉴스 이용자의 사전 태도로 조사됐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영향력은 줄었다.
댓글의 영향력도 시간이 흐를수록 감소했다. 뉴스와 댓글을 읽고 즉각적으로 여론을 추정할 경우 찬성 댓글을 읽은 이용자들은 반대 댓글을 읽은 이용자보다 전체 찬성 여론을 더 높게 추정했으나 20여분 후 두 집단 간 여론 추정치의 차이는 줄어들었다.
반면 해당 이슈에 대한 개인의 찬반 의견은 시간이 갈수록 강화됐다.
연구소는 "이는 댓글 조작을 통해 전반적 여론을 순간적으로 높게 혹은 낮게 인식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댓글 조작의 효과가 사라짐을 시사한다"며 "댓글 조작은 이용자 개인의 의견만 강화해 지지자 응집 효과로 이어질 뿐"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공감 클릭수의 차이는 크게 인식하지 않았다.
연령별로 보면 20∼40대가 50대 이상보다 댓글을 더 적극적으로 읽는 경향이 있었지만, 댓글을 적극적으로 작성하는 비율은 50대 이상이 20∼40대보다 높았다.
정치적 성향이 강한('매우 진보적' 혹은 '매우 보수적') 뉴스 이용자들은 정치성향이 약한 이용자보다 여론을 더 극단적으로 추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댓글에 노출된 사람들은 댓글 없는 뉴스를 본 사람보다 찬성 여론을 더 낮게 추정했다. 연구소는 "댓글의 내용을 떠나 댓글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이용자가 뉴스 주제를 '논쟁과 논란의 대상'으로 지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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