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유럽, 시리아 반군 취후거점 군작전 반대 또다른 속내는

입력 2018-09-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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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유럽, 시리아 반군 취후거점 군작전 반대 또다른 속내는
인도주의 위기뿐만 아니라 제2 난민사태·극단조직원 침투도 우려
터키정부 "무력 말고 정보협력으로 주민·극단조직원 분리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러시아군이 반군의 마지막 주요 거점 이들립에서 군사작전을 강행할 태세에 반군 후원국 터키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우려가 크다
주민과 피란민 약 300만명이 사는 이들립에서 본격적인 군사작전이 펼쳐지면 대규모 민간인 사상이 불가피한 탓이다.
터키와 유럽이 러시아를 말리는 배경에는 이들립 주민이 겪을 인도주의 위기 우려 외에 더욱 현실적인 다른 이유도 있다.



우선 이들립에서 알레포나 동(東)구타와 같은 무차별 공습과 폭격이 벌어지면 2015년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난민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걱정한다.
정부군 지역으로 가기를 꺼리는 시리아인들은 터키쪽 국경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
이미 350만명이나 되는 난민을 수용한 터키는 더는 받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국경을 닫아 걸고 장벽을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수십만명이 국경으로 쏟아진다면 터키는 이를 방치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일부 터키 언론은 이들립에서 대대적인 군사작전이 전개된다면 많게는 70만명에 이르는 피란민이 생기리라 추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키르기스스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기내에서 취재진에 난민 유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도망치는 사람들이 어디로 가겠는가? 상당수는 터키로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일간 휘리예트 등 터키언론이 5일 전했다.
수십만명 단위의 난민 대량 유입 여파는 유럽으로의 유입 인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들립에 몰려 있는 '극단주의' 무장조직원도 고민거리다.
터키 언론에 보도된 터키 정보당국의 추산에 따르면 현재 이들립에 있는 지하드(이교도를 상대로 하는 이슬람의 전쟁) 추종자는 약 6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1만5천명은 시리아인이 아닌 외국에서 합류한 조직원이다.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출신과 주변 러시아인과 중국인이 7천명으로 가장 많고, 체첸과 러시아 캅카스 지역 출신도 6천명으로 추정된다. 유럽 출신도 6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시리아군의 공세에 퇴각한 외국인 조직원은 귀국하거나 다른 분쟁지역으로 도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과정에서 터키를 거치게 된다.
이들립 군사작전으로 터키와 유럽, 러시아·중국 이슬람 지역에 테러 우려가 고조될 수 있는 부분이다.
터키는 7일 테헤란에서 열리는 러시아·이란·터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러한 우려를 부각하며 국제사회 지원을 결집하는 동시에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군사적 해법은 이들립에 재난이 될 것"이라면서 "무력은 새로운 난민 사태와 인도주의 재난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주민과 극단주의자를 분리하는 것이 모두에게 중요하다"면서, 이는 각국 정보기관이 협력을 강화하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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