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한강 재자연화에 역행하는 예산"…서울시 "올해 안에 착공할 것"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부동산값 급등으로 서울시의 여의도 개발계획이 보류된 데 이어 여의도 한강통합선착장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도 제동이 걸렸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열린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 추경예산 심의에서 한강통합선착장 '여의나루' 예산(국비 30억원, 시비 30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서울시는 추경예산 편성으로 통합선착장 사업에 속도를 내려 했으나 발목이 잡혔다.
정부와 서울시가 2015년부터 추진해온 서울 최초의 통합선착장 '여의나루'는 마포대교∼원효대교 사이 한강공원 일대 수면에 2천100㎡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지금은 유람선·수상택시 등 각 선착장이 흩어져 있지만, 통합선착장을 만들어 다양한 선박의 입·출항과 종합 관리가 가능토록 한다.
서울시는 통합선착장과 함께 복합문화시설인 '아리문화센터',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를 갖춘 수변 상업시설 '여의정', 식당·카페가 들어서는 '여의마루'를 지어 여의도 수변을 서울의 명소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총 2천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다.
통합선착장은 보류된 여의도 일대 재구조화 종합구상(여의도 마스터플랜)과 연관성이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 사업에는 올해 국비 30억원이 배정된 상태였다. 여기에 서울시가 추경을 통해 시비 30억원을 매칭해야 하는데, 예산이 전액 삭감돼 국비 역시 한 푼도 받을 수 없게 됐다. 올해 여의도 통합선착장 건립을 위한 예산이 '0원'이 된 셈이다.
통합선착장 예산 삭감에 앞서 지난 5일 열린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에선 여의마루, 아리문화센터, 여의정 조성 관련 추경예산이 모두 삭감됐다.
그러나 서울시는 작년에 쓰이지 않고 넘어온 예산을 활용해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 예산에 필요한 액수를 반영할 수 있다며 통합선착장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통합선착장 건립을 위한 실시 설계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올해 예산이 없지만, 2017년도 예산으로 편성됐다가 쓰이지 않고 넘어온 돈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당초 통합선착장 공사를 올해 상반기 시작해 내년 하반기 완공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아직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강통합선착장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경인운하를 서울까지 연장하기 위한 사업이라는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셌다. 4대강 복원이 논의되는 시점에 한강 운하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하는 것은 시대정신에 반한다는 것이다.
녹색당과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지난달 31일 통합선착장에 대한 추경예산 전액을 삭감할 것을 서울시의회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여의도 통합선착장 사업을 반대해온 정의당 서울시당은 "한강 재자연화에 역행하는 개발예산의 전액삭감을 적극 환영한다"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선거 때면 매번 한강 재자연화를 약속해왔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으며 오히려 대형 유람선을 띄우기 위한 개발사업에 몰두해왔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추경예산 삭감으로 한강 개발에 제동은 걸었으나, 여전히 사업의 불씨는 살아있다"며 "박 시장은 한강을 시민들의 품으로, 자연의 모습으로 복원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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