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집중호우에 사라진 녹조…조류경보 5곳으로 줄어

입력 2018-09-07 06:00  

태풍·집중호우에 사라진 녹조…조류경보 5곳으로 줄어
유량·유속 늘어 하천 구간 급감…댐 등은 영양염류 유입으로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지난달 폭염 속에 기승을 부린 전국 하천의 녹조가 한반도를 관통한 제19호 태풍 '솔릭'과 집중호우 덕에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7일 환경부에 따르면 6일 기준으로 조류경보가 발령 중인 상수원은 한강 광교지, 낙동강 강정고령·창녕함안·운문호, 금강 대청호 등 5곳으로, 모두 '관심' 단계다.
지난달 20일만 해도 조류경보가 발령된 상수원은 모두 10곳이었다. 이 중 8곳은 관심 단계, 2곳은 그 보다 심각한 '경계' 단계였다. 관심 단계는 유해 남조류(녹조) 세포 수가 ㎖당 1천셀 이상일 때, 경계 단계는 1만셀 이상일 때 발령된다.
녹조가 크게 줄어든 것은 지난달 23∼24일 태풍 솔릭의 한반도 관통과 이달 3일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하천 구간을 중심으로 유속이 빨라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낙동강 칠곡 지점의 경우 태풍 솔릭이 오기 전만 해도 물 체류 시간이 12.1일이었으나 솔릭이 지나간 뒤 3.3일로 급감했다.
칠곡 외에도 한강 팔당호와 낙동강 진양호에서 유속 증가로 조류경보가 해제됐다. 낙동강 강정고령·창녕함안도 다음 주에는 조류경보가 해제될 수 있을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다.
그러나 대청호와 같이 저수량이 큰 곳은 유속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뿐 아니라 집중호우로 부유물과 함께 영양염류가 유입돼 일부 정체 수역에서는 녹조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대청호의 경우 댐과 가까운 수역은 집중호우 기간 방류로 녹조가 감소했으나 상류 쪽은 오히려 늘어 댐 쪽 수역도 녹조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4대 강 16개 보는 지난 3일 기준으로 태풍 솔릭과 집중호우 덕에 유량·유속이 늘고 수온 하강까지 겹쳐 모두 녹조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낙동강 8개 보의 경우 조류경보 관심 단계인 달성보를 제외한 7개 보가 관심 기준에 미달했다. 합천창녕보는 지난달 20일 남조류 수가 ㎖당 100만셀을 넘는 등 극심한 녹조 현상을 보였으나 집중호우로 유량·유속이 늘면서 이달 3일에는 822셀에 그쳤다.
환경부는 이날도 전국에 5∼40㎜의 비가 예보된 만큼, 이달 중순까지는 하천 구간을 중심으로 녹조 상황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한다.
녹조는 보통 8월 중·하순 극성을 부리다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9월 중순부터 수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고 일사량도 줄면 안정화하는 패턴을 보인다.
다만, 유량·유속 증가 효과가 크지 않은 댐 구간 등에서는 영양염류 유입 등으로 녹조가 늘어날 수 있다.
환경부는 "낙동강과 대청호의 경우 물흐름이 정체돼 체류 시간이 길고 유역 면적이 넓어 토지 등에 함유된 영양염류가 쉽게 공급돼 녹조가 10월 이후에도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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