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지난 1월 런던 시내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일랜드 록밴드 크랜베리스(Cranberries)의 리드 싱어 돌로레스 오리어던(46)의 사인은 익사로 결론났다.
6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웨스트민스터 검시관 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검시관 셜리 레드클리프는 오리어던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욕조에 빠져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오리어던의 호텔 방에서는 5병의 미니어처 술과 한 병의 샴페인이 발견됐으며, 독극물 테스트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기준의 4배로 나타났다.
레드클리프는 "사고사 이외의 가능성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오리어던은 별도 편지나 메모를 남기지 않았고, 자해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오리어던은 지난 1월 15일 레코딩 작업을 위해 머물던 런던 파크 레인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돼 음악계와 아일랜드의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당시 그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1990년대 아일랜드에서 자란 이에게 오리어던은 우리 세대의 목소리였다"고 말했다.
1989년 아일랜드 리머릭에서 결성된 록밴드 크랜베리스는 1993년 데뷔 앨범 '에브리바디 엘스 이즈 두잉 잇, 소 와이 캔 위?(Everybody Else Is Doing It, So Why Can't We?)'를 낸 뒤 전 세계적으로 4천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크랜베리스는 이후 '링거(Linger)', '드림스(Dreams)', '좀비(Zombie)', '오드 투 마이 패밀리(Ode to My Family)'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좀비'는 북아일랜드를 둘러싼 갈등과 관련해 발생한 폭탄 테러 등에 대한 항의의 뜻을 담은 것으로, 빌보드 모던록 트랙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드림스'는 영화 '중경삼림'의 배경음악으로, '오드 투 마이 패밀리'는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 삽입곡으로 사용돼 한국에도 잘 알려졌다.
오리어던은 수년간 육체적·정신적 건강 문제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크랜베리스는 2017년 오리어던의 등 문제로 월드 투어를 갑자기 중단했다. 오리어던은 한 인터뷰에서 어릴 적 성적 학대를 경험했으며, 우울증과 조울증 진단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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