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서울 상도유치원 밑동 '우지끈'…"비 오자 건물 무너져"(종합)

입력 2018-09-07 03:36   수정 2018-09-07 15:19

한밤중 서울 상도유치원 밑동 '우지끈'…"비 오자 건물 무너져"(종합)
인근 주민 "건물 실금 생겨 전날 유치원-교육청 회의했다고 들어"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6일 자정이 다 된 시각, 건물이 기울어졌다고 신고된 서울상도유치원은 한눈에 봐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24분께 상도유치원이 기울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한 번에 무너지지 않은 데다 밤늦은 시각이라 유치원 내에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 또한 발생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기역(ㄱ)자 모양의 이 유치원은 인근 재개발지역 내 공동주택 공사장의 위편에 자리 잡고 있다. 공사장에서는 최근 터를 파내는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공사 현장의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유치원 건물이 10도가량 기운 것으로 소방 측은 파악했다.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건물의 왼쪽은 땅을 깎아지른 듯 아예 절벽이다. 공동주택 건물 공사장에서 터를 파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치원을 받치고 있는 옹벽이 크게 균열이 간 상태로 토사가 유실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유치원 건물의 우측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좌측만 무너지고 있어서 더 우려된다"며 "아래쪽 옹벽이 어긋나있는데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밤늦게 내린 거센 비도 건물이 기울어지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소방서 관계자는 "비가 내려서 흙막이가 약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무너진 유치원 바로 옆 빌라에 사는 최모(29)씨는 "밤 11시께 비 오는 소리가 나면서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무너지는 장면을 직접 봤다"며 "가스냄새가 많이 났고 수도관이 터져 물이 계속 흘러나왔고, 이런 상황이 20여분 간 이어졌다"고 말했다.



불안해서 집 밖으로 나왔다는 50대 중반의 인근 주민 박모씨는 "최근에 유치원 건물에 실금이 가서 바로 어제(6일)도 원장과 교육청 사람들이 대책회의를 했다고 유치원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들었다. 회의도 여러 번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현장에는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폴리스라인이 둘러쳐졌다. 한국전력과 도시가스 측에서도 현장에 나와 추가 위험 요소를 차단한 상태다.
이번 사고에 따른 이재민은 총 22세대 38명으로 파악됐다. 동작구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정 무렵부터 상도4동 주민센터에 임시대피소를 마련해 일단 이재민을 피신시킨 뒤 인근 모텔을 섭외해 차례차례 이동시키고 있다.
주민센터에서 모텔로 이동하길 기다리던 구모(42)씨는 "나는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나왔는데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쿵' 소리가 들렸다고 하더라"며 "빨리 대피하라 해서 피신했다"고 말했다.



한밤중 상도유치원 붕괴 위기 날벼락…"비 오자 건물 무너져" / 연합뉴스 (Yonhapnews)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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